숫자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비교와 불만의 굴레에 빠진다
2~3년 전의 일이었다. 어느 날 남편이 우연히 직장 동료의 연봉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실적도 훨씬 좋고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했는데, 동료보다 연봉이 낮다는 사실이 씁쓸하다고 했다.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연봉만으로 따지지 마.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봐. 당신도 건강하고, 나도 건강하고, 우리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잖아. 양가 부모님도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건강하게 계시고. 게다가 와이프가 돈도 잘 벌잖아. (하하. 웃자고 한 말이다.) 지금 당신이 전문성을 잘 쌓고 있으니까, 앞으로 그게 당신의 장기적인 자산이 될 거야. 나는 당신이 나중에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고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아.”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그의 얼굴이 밝아지는 걸 보니 나도 기뻤다.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지 않은가? 만약 질병, 사고, 과소비 같은 일이 생겨 돈이 빠져나가면, 연봉의 몇 퍼센트 차이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 너머의 삶의 안정과 건강이다.
오늘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연봉, 매출, 조회수, 구독자 수 등 눈에 보이는 숫자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비교와 불만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점점 사라지고, 불만은 타인을 탓하는 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이다.
물론 숫자는 우리의 노력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 숫자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더 높은 목표를 세우며 성장의 동력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숫자는 우리의 전부를 말해주지 않는다. 숫자가 부족하다 해서 우리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 그 숫자들 뒤에는 그간 쌓아온 경험과 내공이 있고, 앞으로 더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우리가 숫자로 얻은 성과는 오롯이 나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다. 건강한 몸이 있었기에, 가족들이 지지하고 희생해 줬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숫자를 바라보기에 앞서, 그 숫자가 쌓이는 데 기여한 환경과 관계를 돌아보며 감사를 잃지 않아야 한다.
숫자에 집착하면 비교는 필연적이다. "남보다 더 많이, 더 높게, 더 빠르게"라는 압박감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러한 비교는 결국 불만과 좌절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언제나 더 높은 숫자를 가진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고 감사의 마음을 상실하게 된다.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감사히 여기고 나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데서 시작된다. 연봉이 지금은 낮아 보일지라도, 현재 쌓아가고 있는 전문성과 경험은 언젠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조회수가 적더라도, 그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제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진정으로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은 연봉, 매출, 조회수 같은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쌓아가는 경험과 관계, 그리고 감사의 마음이다. 오늘 당신이 가진 것들을 돌아보고,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며, 숫자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집중해 보라.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삶은 비교와 불만에서 벗어나게 하고,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