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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트필 Entphil Jul 10. 2023

#1 안녕하세요. 앙트필Entphil입니다.

'인문학의 쓸모'를 시장에서 증명할 예비창업가의 좌충우돌 창업도전기

"철학과 가서 뭐할래?"
"인문학 그 돈도 안 되는 거?"


저를 포함한 모든 인문학도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말입니다. 걱정을 빙자한 조롱에 대부분의 인문학도는 크게 두 가지 반응을 취합니다.


첫째는 ‘냉소’입니다. 나도 인문학 쓸데없는 거 안다며 다른 살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인문학도가 보기에도 인문학은 실용성이 없다는 자조가 깔려있습니다.

둘째는 ‘분노’입니다. 인문학은 돈으로 재단될 수 없는 숭고한 가치를 가진다고 악을 쓰며, 학문의 순수성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나만의 작고 소중한 인문학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방어기제가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인문학도라면 냉소와 분노보다 이성적인 사유와 논리적인 설득, 합리적인 대안의 제시가 중요함을 압니다. 그리고 자조와 방어기제를 넘어 한차원 높은 차원의 물음을 던져보아야 하죠.


"인문학에는 정말 실용성이 없는가?"
"실용성이 곧 경제적인 가치로 이어지는 세상에서, 인문학은 결코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가?"


저는 이 물음에 대한 나름의 확고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답을 삼단논법의 형태로 제시해보겠습니다.


전제1) 인문학은 우리 삶에 쓸모가 있다.
전제2) 자본주의 사회에서 쓸모 있는 것은 무엇이든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결론) 따라서 인문학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다.


삼단 논법에서는 두 전제가 반드시 참이어야만 결론이 참으로 귀결됩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전제 2는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은 우리 삶에 쓸모가 있다" 는 명제를 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인문학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명제가 참임을 증명함으로써 "인문학은 우리 삶에 쓸모가 있다"는 명제가 참임을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제대로 공부를 해보면, 인문학이라는 것이 삶에 쓸모가 있음은 자명한 것 처럼 느껴집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서양에서는 철학과 문학이 귀족들의 '처세술'로서 사용되었고, 동양에서는 사상가들이 직접 정치에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인간적인 ‘사유의 힘’이 삶의 무기로 작용할 대전환의 시대인 오늘날 인문학적 소양이 가지는 실용적인 가치는 더욱 커져갈 것입니다. (큰 틀에서 이는, 앞으로 제가 쓸 에세이와 칼럼의 주제 의식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는 그 실용적인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 인문학도에게 인문학의 경제적 가치란 '신포도'와 같이 치부됩니다. 인문학도들은 오랜 기간 받아온 조롱에, 포도를 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들 역시 여전히 인문학을 제대로 학습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죠. 그리고 혹여 느끼더라도, 그 마음이 진짜 학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오늘날 인문학이 가지는 실용적인 가치는 신포도가 아닌 세상 그 무엇보다도 달콤한 열매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인문학의 쓸모'를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인문학의 쓸모’를 시장을 통해 증명하기 위해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인문 교양 분야에서의 혁신 창업을 통해 "인문학은 쓸모가 있다." "그렇기에 인문학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두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려 합니다.


철학과 출신의 세계적인 기업가 피터 틸 (Peter Thiel)은 나의 롤모델이다. (사진 출처: https://www.inc.com/)


프로필을 통해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필명인 앙트필Entphil은 창조적 파괴를 이루어내는 기업가(entrepreneur)의 'Ent' 와 철학자(Philosopher)의 'Phil'을 합성해서 만든 이름입니다. 아직 사업자 등록도 하지 않은 새내기 예비창업자이지만, 좋은 팀원들과 함께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철학과 출신으로 세계적인 기업인이 된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의 책 제목처럼, 인문 교양 시장의 '제로 투 원'(0 to 1)이 될 기업을 만들어낼 그 날을 꿈꾸면서요. 제 브런치에는 그 모든 과정을 담은 '철학도의 좌충우돌 창업 도전기'가 기록될 예정입니다. 앙트필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철학과 가서 뭐할래?"

라는 물음에 저는 대답합니다.


창업합니다.



[앞으로 앙트필이 발행할 글]


1. <월간 앙트필> : 월 1, 2회 주기적으로 발행되는 롱폼 칼럼 콘텐츠(10000자 내외, 5 파트 이내)입니다.

일상적이거나 시의성이 있는 주제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전합니다.


2. <Daily 앙트필> : 최대한 하루에 한편씩 쓰려고 노력하겠으나, 비주기적으로 올라올 확률이 매우 높은 단편 에세이입니다. 철학도이자, 예비창업자로서 스타트업 씬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에 대한 소회와 일상적 단상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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