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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트필 Entphil Oct 02. 2023

23년도 10월의 초입에서 9월을 보내며

1년이라는 시간동안 예비창업자로 살아오며  느낀 것들

선선한 공기와 맑은 하늘에, 마음 까지 풍성해지는 가을날입니다. 가족분들과 행복한 한가위 보내고 계시는지요. 황금 같은 연휴와 함께 23년도 9월이 지나갔습니다. 올해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3가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개인적으로 지난 한 달은 수없이 지내온 다른 달들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어 이렇게 기록을 남겨놓습니다. 무엇보다도 9월 한 달이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저희 팀 로드리더가 1주년을 맞이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축도 하지 못하였지만, 이 글을 빌려 지금껏 우리와 함께해준 (그리고 함께해주었던) 팀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부족한 대표 옆에서 사실상 진정한 로드리더의 기둥 역할을 하는 소중한 친우이자 든든한 파트너 가림이에게는 특히나 더 큰 고마움이 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간 팀을 운영하며, 크고 작은 성취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창업자 둘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우리 팀이 가진 특별한 사업의 도메인이 때로는(사실 언제나)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려 합니다. 이토록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 역시 결국 우리 스스로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책임을 져 보려고요.


그 길 앞에서 마주할 고난과 기쁨 모두에 의연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작은 조직의 대표자로서 한 해를 지나오며 팀과 나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가장 필요한 태도가 바로 이 ‘의연함’이었습니다. 사업의 영역을 넘어 만사의 흥망은 반복되는 것이고 지금의 이 흐름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피부로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일순간의 현상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에 매몰돼 이성적, 거시적 판단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매 순간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림이와 저는 작은 성취에 취해 방만에 빠지거나 실패로 인해 깊은 절망감에 빠지는 것을 서로 간에 견제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수렁으로부터 서로를 구해주려 노력합니다. (이런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음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그럼에도 1년 동안 로드리더와 함께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갔던 그 여정을 돌아보았을 때 자랑스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네요. 드디어 Knowmad가 약간의 사업성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팀과 도메인의 특수성에 대한 칭찬만 있을 뿐 수익성에 대한 기대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응원은 받지만 정작 투자는 받지 못할 아이템과 팀이랄까요.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러한 반응은 언제나 아픈 가시처럼 남았습니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했습니다. 그 덕인지 요즘은 나름 긍정적인 평가와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한 아이템이지만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음을 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스스로를 믿고, 지금보다 더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민하게 실행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더불어,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저 스스로도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초도, 근본도 없이 자신감과 꿈만 가지고 달려든 일이었는데 처음에는 뭐가 그리 자신만만했는지 돌이켜보면 참 부끄럽습니다. 알면 알수록 겸손해진다고,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무적인 전문성을 함양하는 것뿐 아니라 생활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잘’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을 목도하는 것은 언제나 큰 고양감을 주고, 매일매일을 힘차게 살아내는 큰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앞만 보고 나아가다 보면 때때로 ‘고독’이라는 녀석이 고개를 들곤 합니다. 고독에 신음하던 지난달,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이에게 고독이란 필연적인 동반자라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는 고독과 친해지는 방법을 연습해보려 합니다. 고독 앞에서도 의연해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무엇보다 그러한 한없는 외로움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와 가족의 존재를 떠올리면 고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성격상 잘 표현은 못하지만 다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일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모두 하려니 글이 좀 두서없어졌네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열심히 살아서 ‘큰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 어떤 세상의 풍파 앞에서도 언제나 의연하게 자신의 자리와 신념에 책임을 지며, 나의 고독을 넘어 타인의 고독까지도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1년이 백지에 점을 찍는 과정이었다면 다음 1년은 선을 그려내는 기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년 이맘때쯤 나의 삶과 로드리더가 그려낼 스케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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