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극심해 체내 수분이 모두 땀으로 배출되는 게 아닌 지 걱정되는 요즘 날씨. 다들 각자만의 보양식이 있을까요? 해신탕, 삼계탕, 추어탕 등이 있지만 저는 홍합짬뽕을 즐겨먹습니다. 아끼지 않고 넣어진 고춧가루와 잘게 썰어진 양파가 들어간 칼칼하고 뜨끈한 짬뽕은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보양식인데요.
여기서 화룡점정은 바로 ‘홍합’입니다. 홍합, 양파, 국물을 머금은 면을 한입에 먹으면 다운됐던 기분이 한순간 업 되는 것이, 흰옷에 국물이 튈까 하는 걱정도 잊게 만듭니다.
그러나 최근 홍합짬뽕을 먹는 것을 꺼리게 됐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미세플라스틱’ 때문입니다. 여기서, 홍합과 미세플라스틱이 무슨 관련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홍합에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홍합짬뽕을 너무 좋아하는 저는 과제 주제로 홍합을 선택했고, 총 3가지 궁금증을 가졌는데요. 플라스틱은 육지에서 인간이 쓰는데 왜 바다 속에서 사는 홍합이 미세플라스틱을 품게 된 것일까, 플라스틱이 갖는 다른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플라스틱을 대신하는 소재는 없을까. 홍합짬뽕도, 건강도 포기할 수 없던 저는 이러한 3가지 궁금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Question_1 “What is 미세 플라스틱?”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화장품, 치약, 세제 등에 들어있는 의도적으로 작게 만들어진 것을 1차 미세 플라스틱, 사용 또는 배출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서 생겨난 것을 2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구분합니다.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하수처리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 예로,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 파괴를 들 수 있습니다. 먹이 사슬 최하위에 속하는 플랑크톤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면 플랑크톤을 먹는 생물체, 그 생물체를 먹는 상위 생물체까지 먹이사슬 내 모든 생물체의 몸에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의 문제는 해양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을 함유한 어류, 어패류 등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면 생태계 최상위 먹이사슬인 우리들도 미세 플라스틱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바다 소금이나 생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습니다.
인간을 포함, 생물체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생물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고, 성장과 생식 능력을 저하시키고, 소화 기관을 손상시킵니다. 특히 플라스틱은 유기성 독성 물질을 잘 흡착해서 해양에서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생물체에 미세 플라스틱은 유기성 독성이란 옷을 입고 돌아다니게 됩니다.
Question_2 “What is 플라스틱 문제점?”
플라스틱은 강한 내구성, 가벼운 무게, 다양한 질감을 장점으로, 인간이 옷을 입듯 우리의 삶에 항상 붙어있습니다. 핸드폰 케이스, 생수병, 가방 재료 등 플라스틱은 눈에 보이는 곳 말고도 보이지 않는 여러 형태로 우리의 곁에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개발은 인간에게 너무 큰 편리함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플라스틱 덕분에 누리는 편리함을 권리로 생각해가는 동안 환경은 기존의 기능과 권리를 잃어갔습니다. 대체 플라스틱은 어떤 문제 때문에 환경을 괴롭히는 것일까요?
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는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잔존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플라스틱은 썩지 않습니다’. 현재 플라스틱은 맨땅에 매립하고 있는데요. 플라스틱을 소각할 경우 유해 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매립되어도 오랜 기간(수년~수백년) 동안 원래 상태로 존재하고 바다로 떠내려가면 위의 언급한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또한 플라스틱은 처리 과정 말고 제조 과정에서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사용되었던 화학물질은 해수로 방출되는데, 이는 해양 생물에 독성을 유발하고, 상위 포식자 (인간 포함)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또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다시 육지에 도달하기도 하는데요. 이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어 처리하게 되는데,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Question_3 “What is 플라스틱 대체재?”
여기까지 봤다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들면 되지 않나요?” 맞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플라스틱의 장점을 가지면서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삼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구성단위 ‘폴리카보네이트’ = iStock by getty images)
분해되지 않는 기존의 플라스틱이 석유, 석탄 등 화석원료를 주재료로 만들어졌다면, 바이오플라스틱은 재생가능한 원재료로 만들어집니다. 바이오플라스틱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알아봤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환경에 버려졌을 때 환경에 흔히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무해 물질)으로 완전히 분해되어 환경에 무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내구성이 낮고 가격의 문제로 상용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에 산화생분해제, 생분해 촉진제 등을 첨가하여 미생물, 효소, 화학반응 등의 복합적 작용에 분해가 촉진됩니다. 그래서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완전분해까지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으로 기간이 단축된 플라스틱입니다. 이것은 생분해플라스틱의 제품 응용성 및 생산성 저하 문제, 광분해 제품의 최종 생분해가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고,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한 내구성을 갖고 제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강력한 편리함을 무기로 몇 십년 동안 인간의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잔존하여 생태계와 환경을 파괴하고 나아가 인간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연구진들이 플라스틱 대체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완성되고 상업화되어 우리의 생활에 오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재 연구와는 별개로 우리는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사용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