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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Feb 18. 2019

체인과 후프가 촌스럽단 편견을 버려라

2019 S/S 시즌 컬렉션으로 보는 체인 목걸이와 후프 귀걸이의 재발견

체인 목걸이와 후프 링 귀걸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테다. 깍두기 머리를 한 덩치 좋은 아저씨가 딱붙는 민소매 위로 자랑하듯 노랗게 번쩍이는 금목걸이와 2002년 월드컵 때나 했을 법한 브릿지한 머리에 비더레드 티셔츠를 입고 걸친 얼굴만큼 큰 링귀걸이. 하지만 이번 시즌, 체인과 후프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줄 주얼리가 왕창 런웨이에 등장했다.


담대하게 더 담대하게, 체인의 역습.


오프화이트

레이어링을 위한 얇은 체인 목걸이가 아니다. 귀여운 펜던트가 달린 얇은 백금 체인도 아니다. 과연 더 볼드하고 더 대담한 스테이트먼트 목걸이다.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파리 패션위크에서 2019 SS 컬렉션으로 볼드한 주얼리를 에슬레저 룩에 과감하게 코디했다. 다소 거추장스러워 보이지만 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스테이트먼트 주얼리를 내세우면서, 오로지 운동의 기능성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패션으로서 에슬레저를 넘어선 오프화이트만의 아이덴티티를 더 뚜렷하게 보여준다.


모스키노

언제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 제레미 스캇의 모스키노가 2019 SS 컬렉션에서 보여준 체인과 후프의 활용은 더 주목할만 하다. 빅 사이즈 후프링은 마치 옷에 무심하지만 예술적으로 그려진 낙서 같은 스케치가 3차원의 공간으로 튀어나온 듯 하고, 후프를 엮어 모스키노의 알파벳을 삐뚤빼뚤 걸어 만든 목걸이는 '나 모스키노요' 하는 듯한 키치한 발칙함을 보여준다.  


디올
오스카델라렌타와 토리버치

디올에서도 체인 목걸이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우아한 의상에 포인트를 줬다. 시스루와 풍성한 프릴로 여성적 실루엣을 살린 누드톤의 페미닌한 룩이 지루하지 않도록, 청키와 펑키의 느낌이 있는 굵은 골드 체인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의상이 체인 목걸이 하나로 강렬한 언더라인까지 더해져 반항적인 발레리나의 인상을 주는 걸 보면, 체인이 가진 강한 인상의 위력이 느껴진다. 디올은 이번 시즌 전체적으로 우아한 디올만의 골져스함을 기본 골조로 하면서 골드 체인 목걸이와 같은 볼드한 악세사리를 통해 트렌디함을 가미했다. 오스카델라렌타와 토리버치 또한 같은 전략을 보여줬다.


미네타니의 체인 목걸이와 포트레이트 리포트의 두 가지 체인 브레이슬릿

런웨이에서 받은 영감을 어떻게 일상에 가져오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옐로우 골드 체인이 험악한 인상을 보여줄 위험이 있으므로, 더스티한 골드나 실버 또는 블랙 컬러 같은 톤 다운된 컬러감이 느껴지는 메탈 소재의 체인 주얼리를 골라보면 어떨까. 만약 스테이트먼트 목걸이가 부담스럽다면, 브레이슬릿은 조금 더 과감하게 코디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디올이 선보였듯이 페미닌하거나 포멀한 룩에 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후프의 현란한 변신.


왼쪽부터 쿠시니, 프라발 구룽, 버버리

쿠시니는 뉴욕패션 위크에서 올 여름을 강타할 만한 시원스러운 후프 링 귀걸이를 선보였다. 김주영 선생님처럼 머리를 깔끔하게 넘기고 링 귀걸이를 착용해보면 차원이 다른 시크함이 느껴질 것 같다. 프라발 구룽도 후프링에 진주로 포인트를 줘서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썸머 패션을 선보였다. 작년 로고를 바꾸면서 변화의 바람을 시작한 버버리의 시도를 주목할 만하다. 베이지 색상의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줘 감탄을 자아낸 버버리의 이번 컬렉션에서는 기존의 버버리 코트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대담한 변주를 시도했는데, 그 중 하나가 작은 골드 후프 링을 마치 체인을 감은 듯 코트의 가장자리를 마치 스티치처럼 장식해서 시크하면서도 트렌디한 룩이었다. 


샤넬

후프 링 귀걸이가 얇으면 시원스럽지만, 볼드한 느낌의 후프 링 귀걸이는 조금 다르다. 두께감이 있는 후프 링 귀걸이에서는 레트로한 무드가 느껴진다. 샤넬에서는 2019 SS 리조트 컬렉션에서 레트로한 댄디함을 살리기 위한 아이템으로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후프 링을 활용했다. 화이트와 블루를 적절히 믹스해 톤온톤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골드 체인과 골드 후프 링로 미니멀한 포인트를 줬다고 생각된다. 포근하면서도 시원하고, 댄디하면서도 트렌디한 룩이다. 


쎈스(SSENSE)

후프도 한번 일상의 코디에 적용해볼까. 아무래도 사이즈가 작은 후프 링은 일상복에도, 오피스룩에도, 캐주얼룩에도 잘 어울린다. 미니멀한 룩에 코디한다면 패셔너블한 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다. 올블랙의 시크한 정장에 골드 후프링 하나면, 마치 레드립을 바른듯 시선을 집중시키는 조명 같은 효과가 되어줄 테다. 진온진(Jean-on-jean)으로 물빠진 청자켓에 청바지를 함께 코디하는 레트로한 캐주얼 패션에 사이즈는 작지만 볼드한 링 귀걸이를 착용해본다면, 진정한 뉴트로룩이 되지 않을까.


아직도 체인과 후프가 촌스럽다고?

분명 2019 S/S 런웨이를 못 보고 하는 소리다.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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