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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Feb 14. 2019

마크 주커버그가 선택한 결혼 반지, 지혜의 루비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해보게 하는 주커버그의 결혼식

항상 회색 반팔티에 물빠진 청바지만 입고 다닐 것 같은 마크 주커버그와 정열의 보석이라 불리는 루비라니,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왜 매번 같은 옷을 입냐는 질문에 옷 고르는 시간이 아깝다고 했던 주커버그지만, 그런 심플한 취향의 주커버그도 결혼 반지만큼은 오랜 시간을 다해 골랐을 것이다. 그의 결혼 반지 선택이 다소 이례적인데, 바로 프리실라 찬에게 프로포즈하며 선물했던 반지가 다이아몬드가 아닌 루비 반지였기 때문이다.


마크 주커버그와 프리실라 안의 결혼식 사진과 결혼반지

다른 보석에 비해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인 국내의 보석 시장에서는 루비 같은 유색보석을 결혼 반지로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하지만 결혼 반지 하면 자연스레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오르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전세계 다이아몬드시장에서 절대적 위치에 서있었던 드비어스가 독과점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고, 각종 영화와 광고를 통해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퍼뜨리면서 1940년대부터 그런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물론 다이아몬드만큼 영롱하고 화려한 광채를 자랑하는 보석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가 순수한 사랑을 의미하듯 무색투명한 광택이 결혼의 의미를 잘 담은 듯 해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반지가 무조건 다이아몬드 반지여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걸 보란듯이 증명한 것이 주커버그의 선택이다.


루비는 심오한 붉은색처럼, 흔히 정열과 불타는 사랑을 의미하는 보석이다. 하지만 루비에 담긴 뜻이 단순히 뜨거운 정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양에서 전해오는 광물에 대한 믿음 중에는 루비는 인생의 힘든 시절을 밝혀주는 한 줄기의 힘이라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Follow your bliss'라는 너의 행복과 기쁨과 소명을 따르라는 의미를 지닌 보석이며, 그 열정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을 상징하는 보석이기도 한 것이다.


서양 점술학에서 루비는 아무리 지루해보이더라도 가족과 친구를 소중히 하라는 교훈을 주는 보석이라고도 한다. 그러고 보면 힘든 역경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오랜 여자친구이자 부인에 대한 헌정과 페이스북으로 세상을 바꾼 사업가로서의 열정과 함께 소탈한 주커버그의 성정이 반영된 주얼리 초이스답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에서 루비는 지혜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과거 인도와 중국의 귀족들이 루비로 갑옷과 의복을 장식했다고 한다. 지혜로운 힘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있었다고 하는 데다가,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을 새로 짓기 전에 부지에 루비를 묻어서 행운을 빌거나 루비를 몸에 지니면서 장수를 기원하는 풍습도 있다고 하니, 중국계 미국인인 프리실라 안의 문화적 배경을 배려할 때 주커버그가 이런 점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다.


프리실라가 착용한 웨딩링

다이아몬드가 아닌 루비라는 점 외에도 주커버그의 선택에는 놀라운 점이 있다. 63조 원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지닌 IT 업계의 젊은 부자인 주커버그가 고른 루비가 비교적 작고 심플한 종류라는 것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부호가 선택한 보석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소박하다 싶을 정도로 작고 심플하다. 물론 주커버그가 검소한 생활 태도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기대한 것보다 소박한 반지의 크기에 당시 언론에서도 놀라움을 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심플한 반지는 전세계에 유일한데, 바로 반지의 디자인을 그 어떤 유명한 디자이너도 아닌 주커버그 스스로가 했기 때문이다.


2012년 당시 주커버그의 결혼식은 100명도 안 되는 소규모의 하객을 대상을 초대해서 소규모로 이뤄졌고, 프리실라 찬이 입은 웨딩 드레스도 혼자서 온라인에서 구매한 비교적 저렴한 드레스였다. 케이터링조차 주커버그 커플이 평소 가장 좋아하는 멕시코 음식점과 퓨전 일식 음식점에서 시켰으며 한 끼에 보통 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디저트는 두 사람이 첫 데이트 때 먹었던 3달라 짜리 초콜렛 디저트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둘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에 뒀던 것은 아름다움도 화려함도 아닌 함께 했던 추억과 함께 할 미래가 아닐까 싶다. 둘은 나이는 어려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소중한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커플인가 보다. 아무래도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소중한 것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구혜선과 이효리의 결혼

일생에 아마도 한 번 있을 결혼식을 호화롭게 하는 것은 모든 커플의 꿈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세기의 결혼식을 길이 길이 기억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는 화려한 드레스도 커다란 다이아몬드도 어마한 숫자의 하객도 아니라, 둘 간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미래에 대한 약속일 테다.


어느 하나가 옳고 어느 하나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번쯤 멈춰 돌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신경쓰느라, 바쁜 결혼 준비 스케줄을 따라가느라, 결혼식이라면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규칙에 얽매여서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들 하는 결혼식이 아닌 조금 특별한 결혼식, 다들 하는 결혼 반지가 아닌 조금 다른 반지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 남들과 다른 결혼식에 의미를 두는 커플이라면, 다이아몬드가 아닌 다른 원석에 둘만의 의미를 담아 평생의 기약을 해보는 것도, 둘만의 의미를 담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을 직접 해보는 것도 특별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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