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휴학여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온지 Oct 10. 2020

일본, 낯선 곳에서 변화 일으키기

TISP 2019 후기 ① What, Why and How




What – About TISP


2019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 2주간 일본의 i.school에서 진행한 Tokyo Innovation Summer Program (TISP)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한 단체인 i.school, 굉장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 나도 그랬으니까. i.school은 2009년에 동경대학교에서 시작된 이노베이션 교육기관으로, 2017년부터는 동경대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왔다고 한다. 다양한 배경의 일본 학생들이 이곳에 모여 인간 중심 디자인 (Human-Centered Design, or Human-Centered Innovation)을 공부하며, 새로운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사회 시스템 등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i.school의 연간 행사 중 가장 크고 중대한 프로젝트인 이 TISP에서는 "design workshop processes for creative works", 즉 학생들이 함께 모여 워크샵을 디자인하며 창의적인 일들을 이루어 내게 된다.


TISP에는 i.school 학생들을 비롯해 나와 같은 국제 학생들까지 총 서른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첫째 주에는 5~6명으로 이루어진 총 다섯 개의 팀이 각각 디자인 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쿄 근방의 중소기업에 새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된다. 이후에는 참가자 그룹이 반으로 나뉘어 15명씩 미야자키 현 (宮崎県, Miyazaki-ken)과 가가와 현 (香川県, Kagawa-ken) 지역에 각각 배정되어 지역 고등학생들의 멘토로서 워크샵을 지도하게 된다.




Why and How


휴학을 결심한 직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우선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막 놀고 싶지는 않았다. 나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으나, 그 도전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기는 죽어도 싫었다. 그렇게 떠올려낸 것이 바로 TISP였다.


사실 TISP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이었다. 신입생의 벅찬 마음으로 학교 웹사이트 구석구석을 클릭해보던 중에 우연히 알게 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당시엔 이게 어떤 건지도 전혀 모른 채 마냥 ‘재미있겠다,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휴학을 결심한 작년 봄, 나와 접점이 거의 없는 나라인 일본에 대한 호기심과 디자인 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으로 TISP에 지원하게 되었다. 일본의 광고를 좋아했지만 아직 일본에는 제대로 가본 적 없어 아쉬워하던 나에게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든 좋은 경험이자 기회일 것이었다. 홀로 관광 명소들을 구경하며 여행을 즐길 수도 있었지만, 도쿄라는 번쩍이는 도시와 정겨운 농촌 마을에서, 같은 관심사와 고민을 가진 일본 대학생들과 열정 넘치는 고등학생 친구들과 함께 문화를 나누며 협업할  있다는 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 하고 싶은 공부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디자인 이노베이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간 미국, 더 자세히는 버클리에서 디자인 씽킹을 익혀왔으나, 그것만으로는 분명 아쉬웠다. 낯선 지역에서 다른 방식의 이노베이션을 접해보고 싶었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기대는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성급하게 정의해두기보다 그곳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클수록 그만큼 스스로의 경험은 제약될 것이라 생각했다.


4월 중순에 받은 프로그램 합격 이메일은 아직도 가슴 뛰게 한다. TISP는 2019년 여름 가장 의미 있었던 일 중 하나였고, 지금까지도 그때의 감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언제 봐도 기분 좋은 합격 이메일 :)




매거진의 이전글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