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이벤트대회 중 하나인 '아쿠아가든 디오션컵 골프구단대항전' 대회의 출장으로 여수에 내려왔었다. 3박 4일간의 일정. 소속 선수들 중, 4명이 이 대회에 출전을 했었다. 지난 싱가폴, 태국 대회는 가지 않았기 때문에 전지훈련 뒤 처음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이었다.
혼자서 내려갔지만, 이벤트 대회라 큰 부담은 없다. 대회의 성격상 관계자들도 많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그들과의 인사, 관계개선에 나름 신경을 쓰기로 했닥.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선수나 부모님들과 시간을 가졌으면 했다. 소속선수들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토지신탁(박현경): 5위, -12
한화큐셀(박혜준): 6위, -11
삼천리(유현조): 7위, -9
메디힐(김나영): 공동 10위, -4
우승: 롯데, -21
2위: NH투자증권, -15
3위: 태왕아너스, -14
3박 4일 동안 꽤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내가 느낀 점들이 있어 빠르게 정리해 본다.
1.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안다. 사실이다.
한 번씩 내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집중적으로 매일 여러 명에게 블로그에 대한 칭찬을 받았던 적은 처음이다. 여수에 내려온 첫날, 관계자들끼리 전체적으로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주니어급)이 내 블로그를 알고 있고, 보고 있었다. (그것도 열성적으로) 어떤 직원은 내가 너무 궁금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만나게 됐다며 반가워했다. 그리고 다른 회사의 선수 어머님께서도 내 블로그의 글을 잘 보고 있다며 인사를 하셨다. (2분이나 그랬다.) 결론은 더욱 조심히 글을 써야겠다는 것. 반대로 이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하면 될지 싶더라.
2. 결국 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일을 잘하는 것이 핵심이다.
블로그 이야기를 먼저 했지만, 이게 아무리 유명한 들 내 일의 직접적인 도움(매출을 일으킬)이 안된다면 지극히 취미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좋은 말씀을 해주시지만 아직 일기일 뿐인 것이다. 그래서 일을 더 잘해야 한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글을 쓰지만, 그것보다는 더 일을 잘해야 한다. 나는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일로 승부를 보자. 나는 직장인이니깐.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그렇다.
3. 그런데 이일 정말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일은 무엇일까?
다른 회사 담당자분과 잠깐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일하는 환경이 어렵고 (주말근무, 정신노동 등...) 일의 양도 많다. 그런 데다가 보상도 좋지 않다. 보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이 비즈니스모델로 그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니깐. 특히 수수료 기반의 낮은 이익률은 때때로 우리의 노력을 허무하게 만드는 가상의 숫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일단 주어진 일을 잘해야 하지만 조금 더 위기감을 갖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데 골몰해야 한다. 더 집중해야 한다.
4. 너무 많이 받았던 질문, '괜찮으신가요?'
이직 후, 약 3개월동안 이직을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다. 일을 해야하니 관련된 사람들께만 하나씩, 하나씩 알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여러사람들이 한 곳에 있었고 집중적으로 만나다보니 나의 근황과 상황을 많이들 물어 보셨다. 여기 세계의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은 아니다 보니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질문을 받는다. 나는 괜찮은지, 회사는 괜찮은지 말이다. 내가 괜찮나? 사실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계약기간에 걸려 남을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로 그렇다. 아닌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진짜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