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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nebro Apr 26. 2022

이 세상에 없는 취향은 없다.


 2018년, 트렌드 키워드로 ‘무민세대’가 제시된 적 있다. 말그대로 무(無) 민(mean). 쓸모없고 무의미한 콘텐츠에서 유쾌함을 찾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말이었다. 그 당시 쓸데없는 선물하기 등 독특한 유행이 생기면서 찾아낸 키워드 같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무민세대 트렌드는 2018년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아니 유튜브 트렌드에서는 오히려 끝나지 않고 발전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뷰르가즘 전문 채널, 뷰티포인트

https://www.youtube.com/watch?v=GgBsbvicB6o&t=1s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채널인 ‘뷰티포인트’의 영상 콘텐츠다. 화장품을 부시는 영상이다. 쪼개고 자르고 짓누른다. 화장품을 부시며 쾌감을 느끼는 일명 뷰르가즘 콘텐츠다. 남성들에게는 큰 의미 없는 영상이어도 여성들에게는 실제로 하지 못하는 행동을 대신 해줌으로써 쾌감을 선사하는 영상이다. 사실 이 예시는 아직 약하다. 이 영상만으로 아무 의미 없는 영상도 사랑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하기엔 비약이다.



솔직히 이걸 누가 봐? 하는 걸 실제로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P2uP6K2LsY


서울경부터미널에서 부산종합터미널까지의 고속버스 주행영상이다. 영상은 조수석에 카메라를 고정시켜놓고 도로 상황만을 보여준다. 어떤 자막도 없고 말도 없다. 이 3시간 53분짜리 영상의 조회 수는 12만회다. 이것이야말로 무민이다. 물론 고속버스 주행을 연습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상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의 자극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외에도 의미없지만 조회 수가 많은 영상은 차고 넘친다. 키보드 ASMR, 아무 의미없는 행동을 72시간 반복하기, 아이스크림이 녹는 영상. 방금 찾으면서 놀랐다. 비비빅이 녹는 영상이 힐링이 된다고 한다. 심지어 그 아래 쌍쌍바 녹는 영상까지.




유튜브 트렌드에는 답이 없다.


 두 가지 영상을 보고 든 생각은 간단하다. 의미가 없어서 유쾌한 세대가 아니라 이제는 의미 없는 것에 대한 취향까지 생겼다. 고속버스의 주행영상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도 있고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도 있다. 단편적인 유튜브 트렌드만 쫓고 있을 때,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할 때 한번 쯤은 생각해볼 만한 지점인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이 이렇지 않을까?’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의미없다고 생각한 영상도 누군가에겐 최애 영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칸에서 말한 스코세이지의 명언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야하는 모두가 새겨들어야할 말같다.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취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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