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sanebro May 13. 2022

업의 본질, 브랜드 정체성에 대하여


업의 본질이 곧 브랜드 정체성 이다.



막 광고업계와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할 때 발견하게된 브랜드 정체성 과 관련된 책이 있다. 광고, 브랜딩을 공부하는 연합동아리에서 우연히 들은 강연의 강사님이 추천해준 책이었다. 


 바로 최장순님이 집필하신 ‘본질의 발견’이라는 책이다. 책의 내용을 모두 적기는 어렵지만 책의 주요 내용은 바로 ‘업의 본질’에 관한 내용이었다. 브랜드는 업의 본질을 파고파고 또 파고 들어가 관철하는 것에서 진정한 의미를 얻는다. 단순히 감성적으로 몽글몽글하게 만든다고 그것이 브랜드 이미지 또는 브랜즈 정체성 으로 자리잡는 것이 아닌 것이다.




  ‘본질의 발견’을 읽은지 4년 후인 지금. 조금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업의 본질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사례는 바로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쟁이다. 




배달 앱에게 중요한 것이란...



 배달의 민족이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로 손꼽히는 것은 심심치않게 보셨을 것이다. 고형 페인트로 칠한듯한 민트색 컬러만 봐도 배민!하고 외칠 수 있는 상기도 높은 브랜드 컬러와 글씨체. 그리고 ‘배민문방구’까지 이제 색과 글씨체만 봐도 전국민의 80%이상은 배민 콘텐츠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배달의 민족이 쿠팡이츠라는 대항마의 등장에 꽤나 움직임이 다급하다. 견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이 음식점 배달을 처음 시작한 쿠팡에 맥을 못 추리는 이유가 뭘까?


https://www.youtube.com/watch?v=31wqp-5wMe0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집만’ 배달을 간다는 키메시지 아래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실제로 평균 배달시간도 배달의 민족에 비해 20~30분 가량 빨랐다. 주변에 ‘배달의 민족’ 앱을 사용하다가 ‘쿠팡이츠’로 옮겨간 사람들의 이유는 대부분 딱 하나다.


“배달이 빨라서”


 사실 이 한마디가 전부다. 배민이나 요기요나 배달통이나 쿠팡이츠나. 결국은 배달전문앱이다. 아무리 내가 배달의 민족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굿즈가 이쁘고, 손에 배민문방구 필기구를 들고 있더라도, 내가 지금 먹고싶은 음식은 빨리 먹고싶은 것이다. 


 나는 여기서 생각지도 못한 ‘업의 본질’을 발견했다. 아무리 비싸도 브랜드 이미지 하나보고 사는 분야도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업의 본질은 철저히 구분하는 분야도 있는 것이다.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야에 있어서 브랜드 정체성 을 생각하고 도출해 내는 것에 이보다 명확한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구 브랜드에서 만든 반려동물 브랜드, 모나미펫



  혹시 모나미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안다면, 혹시 모나미펫이라는 브랜드도 알고 있는가?


 모르고 계실 줄 알았다. 간단하게 소개해드리면 양질의 반려동물 사료와 견종에 따라서 장난감, 계단까지 추천해주고, 펫닥터 펫트레이너들의 지식까지 담아서 알려주는 반려동물관련 브랜드이다. 브랜드 이름을 봐서 알겠지만 모나미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다. 처음 이 브랜드를 발견했을 때 든 생각이다.


‘펜 만드는 곳에서 갑자기 반려동물 사료를 판다고…?’




  어느 연관성에서 시작된 사업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업의 본질이란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려동물 브랜드 외에도 거실가구, 주방가구 등 굉장히 다양한 제품을 모나미 자사몰에서 판매중이다. 이미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본질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모나미=펜’이라는 브랜드 본질이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은 나처럼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모나미의 다음 행보는 개인적으로 찬성이다. 모나미 직원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작년 모나미가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 정관에 추가했다고 한다. 60년간 펜을 만들며 익힌 색조 배합과 펜촉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뷰티쪽으로 활용해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만약에 모나미 생각하는 업의 본질이 ‘문구’가 아닌 ‘색’에 더욱 가깝다면 충분히 연상가능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모나미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유튜브 웹예능, 무너진 예능의 경계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