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정현 Dec 08. 2023

내 남자친구는 대리운전기사입니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지금은 아내가 된 민진씨의 편지


처음 제가 만났을 때, (알지도 못하는) 많은 활동들을 하는 백수였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대리운전사가 되어 돈을 벌었습니다.


하루는 눈이 오던 밤이었습니다. 대리운전을 마치고 치킨을 먹기로 했던 날. 근데 12시가 넘어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는 삐쳐서 잠이 들었죠. 새벽에 그에게서 '오늘따라 보고 싶다'는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저는 답을 하지 않았는데, 할 말이 있다고 전화가 왔지요. 밤에 사고가 있어서 연락을 못했다고.. 그 순간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미안하고 저의 좁은 마음에 울어버렸습니다ㅜㅜ 대리운전 하는 남자친구가 창피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팠지요.


이제는 신정현이 백수를 벗어나 정치를 하겠답니다. 그리고 올초에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정치를 하겠단 남자친구를 말려야 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좀 더 지켜보고)


지금 저는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선거운동하고, 그렇게 어느덧 이제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오직 남자친구 신정현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신정현이 당선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꿈도, 소망도, 기쁨도 훨씬 커졌습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남자친구가 왜 정치를 하려는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꿈꾸고 그것을 이뤄가는 것이, 그리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 시간을 보내며 배운 것입니다. 하루를 남기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함께 꿈꾸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지막 하루, 가장 기쁘게 보내요 우리.


- 선거 하루 전, 신정현의 여자친구가...



작가의 이전글 차에 타고 보니 스틱차량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