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이다. 국회에서 일산 가는 콜을 잡았다. 열심히 뛰어가 고객 차에 타서 인사를 건네었는데 잘 보니 일산의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다. 불과 며칠 전 지역행사에서 인사를 나눴기에 나는 그를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는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있었기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그를 알고 있기에 불편했고 그는 나를 모르고 있기에 편안했을 40분의 운전이 끝났다.
그가 사는 곳에 주차하고 인사를 드린 뒤 일어서려는 순간 날 보더니 한 번에 알아보았다.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이 순간부터는 그가 적잖이 불편해 보였다. 어색한 미소와 잘 가라는 말도 불편함이 가득했다. 나도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뛰어나갔다.
이 날은 수백 번 받았던 대리운전 콜 중에 가장 잊히지 않는 만남이었다. 국회에서 일산 가는 콜을 잡고 나니 매번 일산으로 가는 콜이 뜨면 이 날의 긴장감이 떠오른다. 장염처럼 장이 꼬이고 더부룩하다. 이제 다시 국회다. 지금 뜬 콜은 일산행이다. 과연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