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ON Jun 17. 2023

아니 그니까 해, 말어?

않이..; 나 어떡하냐고.. ;

그러니까 제 말은요. 

누구는 그냥 시작하라고 하는데

또 누구는 시간을 들여 진짜배기가 되라고 하잖아요.


하여, 둘 중 저지르는 것이 좀 더 나았기에

이것저것 그냥 해봤습니다.

고수가 되는 편보단 쉬운 선택지였기도 했지요.


'시작이 반 이라잖냐. 아 몰라 해, 그냥! 읏챠'

하며 들어갔더니,

진짜배기들의 리얼 승부 세계는 늘 따로 있더군요.


마치 인스타그램  VS 현실 밈처럼

고수들은 가상세계에 있고 저는 현실에 있는 비루한 영역이었어요.

'띄용?' 하는 순간을 마주하면 이내 곧 아래 같은 문장이 떠오릅니다.


"왜 뛰어들라고 한 거지?"

"내일도 해야 해?"

"내가 고작 이거 한다고 되겠어?"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보잘것도 재미도 없고 내일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더라고요.

참.. 그래서 발만 담가 본, 또 담가 놓은 경험들이 많았습니다.


“갈고닦고 시작해야겠다.”

“아냐 그러다 영영 시작도 못해”

“준비 없이 시작하면 또 중도 포기 할 텐데?”

와 같은 머릿속 교란을 반복하며 보낸 후엔

아~무것도 한 게 없지만 정신은 이미 지쳐있었죠.


그래서 저는 힘을 좀 빼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지식이든, 성향이든, 성격이든 무겁고 진중하며 진지한 것들만 인사이트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게 한번 진지해지면 금세 ‘아몰랑 헤헤~’ 하고 풀어지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체면상 뭔가 지켜내야 할 것 같고 말이죠..

그래서 힘을 빼고 다시 제 장점에 시점을 맞췄습니다.

암튼 난 일단 저지르는 건 잘하니까.


일단 시작해 버리고 결과물이 하찮아도 힘을 빼니까

그냥 헤헤 웃어지더라고요.

‘아 어떡하지? 정말 이상하네.. 내일 더 해봐야지.‘

이 마인드로 바뀌니 배우는 게 재밌고 현재 나의 처지도 귀엽습니다.


아 - 부작용이 있습니다.

저렇게 꽤 오랜 기간 지내다 보니 이제 좀 진지하고

무거워지는 법을 잊은 것 같아요.

마냥 진지한 것과 생각을 깊게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인데 잘 구분을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거운 생각은 그냥 피해버리려는 습관이 생긴 것 같고요.


그래서 요즘 아주 조금씩만 진중한 인간이 되어보려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