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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an 02. 2023

내 삶이 틀렸다고 느껴지는 순간들

아무렇지 않은 한마디 말이 나를 흔들어댈 때



걱정과 조언은 괜찮아요


별 말 아닌 것 같은 한마디가 인생을 뒤흔드는 순간들이 있다.


“다 똑같이 힘들게 살아, 너만 유별나게 왜 이래?”

“남들처럼 살아, 다 네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네가 걱정돼서 그래”

"왜 굳이 어려운 길로 돌아가?"


말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좌절은 때때로 ‘호의’와 ‘친절’이라 생각하는 나를 아는 사람들의 지나친 걱정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아무리 강한 확신도 걱정이 쌓이다 보면 흔들리는 순간들이 오기 마련이다.


홀로 꿋꿋이 버텨온 단단한 마음 가짐도 누군가 툭 뱉은 말 한마디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다 어느새 마음에 닿아 상처가 되면 잘 쌓아온 스스로의 확신마저 무너뜨린다.


서른을 넘겼을 즈음일까(?) 가까운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를 보고 있으면 정말 불안해"


남들과 걸어가는 방향이 달랐을 뿐이라 생각했지 틀린 삶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열심히 살아온 내 삶이 주변을 불안하게 하는 삶이었다니 도저히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걸 인정해야만 될 것 같이 마음은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을 맞이했다.


당시에는 "왜 나를 불안해해? 나만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저 친구가 내게 저렇게 말할 정도면 내가 잘못 살았을 수도 있겠구나."


돌아보니 부모님도 다른 내 주변인도 나를 불안하게 생각해 걱정하는 거 같고, 내가 살아온 방식이 결국 틀린 것만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말 사소한 한 마디였는데,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을 전부 부정해야만 할 것 같은 날이 반복되며 삶의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너무 우울했고, 이 우울은 꽤 오랜 시간 나를 멈추게 만들었다.


우울 속에서 깊게 고민하다 보니

뭔가 이 좌절감이 너무 괘씸했고, 괜히 내가 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봤다.


"내가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껍데기 같은 답변들은 걷어내고 처음으로 돌아가 '이 좌절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생각해 보았다.

내 삶이 틀렸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그 시작이었고, 여기에 대한 답을 내리기로 했다.


내 열정, 꿈, 목표 따위의 마음을 내려놓게 만드는 관계를 하나 둘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꺾이지 않는데, 그걸 꺾으려 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의 내 삶에도 그다지 도움 되지 않을 사람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을 다잡았다. 

"내게 필요한 건 그저 선택한 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질 굳은 마음가짐 뿐"


본인의 문제와 삶에 대한 걱정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많이 하기 마련이다.

고민이 많은 시기에 타인의 걱정은 삶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아도, 결국 그 때 온전히 나의 선택을 믿고 책임을 지는 삶을 살기로 결정했기에 

지금의 평범한 삶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창 힘들어할 즈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60 되면 다 똑같이 살아, 조급해하지 마"


그 말에는 이런 의미가 숨어 있지 않았을까?


더 빨리 성공하는 건 크게 중요치 않다.

성실하게 살다 보면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가치의 행복을 나누며 오래오래 즐겁게 살아간다.


재능은 더 높은 곳에 나를 데려다주지만, 성실함은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높이에 나를 살게 해 준다.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을 때



살아가다 보면 혼자이고 싶지 않은데,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기분이 느껴지거나, 실제 그런 상황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혼자 버티고 참아내기엔 너무 지치고 힘들어 이제는 누군가 내 말을 들어줬으면 싶고,

이제는 용기를 내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터놓아 보자 휴대폰의 연락처를 밀어 내려보지만,

끝내 내가 가진 무거운 짐을 털어놓을 누군가는 찾지 못했다.


부정하고 싶지만 결국 힘든 순간을 살아내는 것은 개인의 몫이란 것을 되새길 수밖에 없었다.


씁쓸한 표정과 함께 입속에 맴도는 말

"언제나 그렇지 뭐...",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차마 내뱉을 곳도 없기에 삼킬 수밖에 없는 그 상황들은 언제나 내가 혼자임을 보다 빠르게 받아들였을 때, 훌훌 털고 일어나 새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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