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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연 Jun 25. 2024

걸으며 쓰는 편지


 


이제 오후 되어 걸으며 편지를 써. 누군가를 보내고 난 직후의 햇빛은 유난히 맑고 밝다는 걸 알아. 해는 내 눈에 닿는 빛 속에 보석 가루를 섞어주나 봐. 처음엔 안타깝고 슬프고 허전해서 울었지만, 그다음 날엔 감사하고 기쁜 마음에 울었지.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과 이 에너지로 이어지는 거대한 연결고리를 가르쳐준 고양이들에게. 꽃이든 향기든 바람이든 난 알아차릴 수 있어. 앞으로 내가 아름다운 것들에 눈물 흘릴 때, 거기 네가 있는 거야. 다른 모습으로 변해도 알아볼 수 있어.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니까.



-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 중에서









헤어져 있다는 것은 바로 이 상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항상 같이 있는' 상태입니다.

당신이 어디 있든, 나는 당신과 같이 있습니다.


누구나 태어나면 죽어야 하고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헤어지기 마련이지만,

이 '믿음'의 자리에서는 이별과 죽음이 없어요.

그것을 믿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참 쓸쓸한 자리가 돼요. 


카프카 식으로 말하면 

어떤 행위도 믿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모든 행동의 근저에는 반드시 어떤 관념이 있고,

그 관념은 믿음에 의해 움직이는 거예요. 

우리의 삶,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믿음'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드러난 일부일 뿐입니다.


이성복의 극지의시 중에서





내일부터 5일간 국제 도서전이에요.

코엑스 K-27 에 제가 있을 예정입니다.

혹 들러주시면 반갑게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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