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야
요기 베라(1925~2015)라는 전설적인 메이저리거 야구선수가 있었다. 그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It ain't over till it is over"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야!)
지금은 음악뿐 아니라 게임, 경영분야 등 여러 곳에서 이 말을 쓴다. 경영에서 이 말을 쓴다면
아마도 상투 끝을 잡고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자본금을 계속 잠식시키고 있을 공산이 크다.
영어 에세이 공부하는 친구들에겐 빵점 처리되는 문장이다. 그냥 입에 붙어서 쓰는 말이다.
주어에 관계없이 그냥 강한 부정을 나타날 때 ain't를 쓴다.
요기 베라의 이 명언보다도 더 인상적인 해프닝 스토리가 있다.
1963년 다저스와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했을 때 요기 베라는 당시 다저스 선발에게 "저런 애송이한테 25승이나 헌납하다니 내셔널리그 타자는 모두 바보냐?"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애송이가 바로 한 시대를 풍미한 다저스 레전드 좌완 샌디 코팩스다. 코팩스의 활약으로 다저스가 양키스를 제압해 우승을 거두자 "어떻게 25승을 했는지 잘 알겠어. 그런데 어쩌다 5패나 했어?"라고 묻자 당시 코팩스의 동료인 모리 윌슨은 "그가 못한 것이 아니라 우리(타자)들이 망쳐서 그래."라고 대답했다. 정작 베라는 이 시즌에는 38세의 노장이라 주전에서 밀려난 상태였고, 3차전 9회 대타로 들어와 돈 드라이스데일에게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고, 그 타석이 양키스에서의 마지막 타석이 되었다.
가능성(확률)이 희박하더라도 우리는 어떨 땐 이 작은 확률에 많은 희망을 걸고 도전한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분의 1이다. DNA 크기가 일억 분의 일이니 DNA 보다 나은 값이다.
우리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표현하는 이 단어도 사실 숫자이다. 불가사의는 10의 -64성을 말한다.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이지만 0은 아니다. 확률이 가지는 매력이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영화가 있다. 7명의 쌍둥이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세상에 아니 이 우주에 나와 완전히 똑같은 이가 혹시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쌍둥이는 다른 존재이다. 수학적으로 보면 DNA 길이가 1.8미터이고 각각의 DNA가 대략 23억 개의 암호로 되어 있으니 1.8X 23억, 즉 총 34억 8천 개이니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면 가능한 유전정보 가짓수는 10의 34.8억이다. 나와 같은 유전자 가능성이다. 0은 아니지만 희박하다. 이 숫자를 인쇄만 해도
보통 크기의 책 5천 권이 필요하다.
0과 1은 완전히 다른 매력이다. 내기에서 투자에서 완전히 100%를 갖는다는 게임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익을 눈앞을 두고 1에 가까울수록 위험은 회피하고 0에 가까울수록 도전적(위험 추구)이다.
반면에 손실을 눈앞에 두고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다. 손실은 0에 가까울수록(낮은 확률) 회피하고
1에 가까울수록 오히려 위험을 추구한다. 그 유명한 노벨 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의 전망 이론이다.
(결정 가중치 이론)
우리네 인생을 숫자로 보면 10의 -34 성과 10의 81성(우주의 크기) 사이에 있다.
누구나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 인생인데 말이다.
그 다름의 조그마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이고 인생인 것 같다.
* 0과 1의 매력중 인간은 0에 가까운 매력에 더 심취한다. 작을수록 극소화할수록 희열감은 더 극대화된다.
자연과학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작아질수록 전자의 흐름에 변화를 줘 물질의 성질이 달라진다. 이것을 이용하는 학문이 나노과학이다물론 희열감도 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