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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여름

by 소언


앵두!

기별 없이

살금살금

여름이 익어왔네

수줍은 순이 입술처럼


봄에

꽃으로 와

짧은 설렘 주고가

하얀 아쉬움 가지에

걸어 놓았었는데

그 마음 알아준 걸까


초록 저고리에 동글동글

빨강구슬단추 나란히 달고 와

하얀 아쉬움

감동으로 지워놓은


앵두!


수줍음에

빨강으로 물들여져

차마

얼굴 드러내지 못하고 머리에

초록이파리 베레모 올려 가렸어


그 세월

여름 물들이느라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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