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2: 인과연> 리뷰
난 영화를 볼 때마다 자주 우는 편이다.
그것도 자주, 많이, 펑펑(?)
물론 꼭 그 눈물의 의미가 '슬퍼서'는 아니다.
감동을 받았다거나 혹은 그냥 이유 없이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이유없이 나오는 눈물이 많아서 당혹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본 <신과 함께1>은 나에게 진짜
눈물 소재 펑펑(?) 이었다.
[ 매일매일 힘들게 산 소방관 + 어머니 조합 ]
약간
너 이 상황을 보고도 울지 않을 수 없을걸쯤의 조합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신파의 끝판왕.
그래서 그런지 눈물이 나와도 슬퍼서, 혹은 감동의 눈물이 아닌 그냥 울지 않을 수 없어서 우는 눈물쯤이었다. 왠지 우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안 울 수는 없는(?)
신과 함께 1이 나왔을 때, 웹툰을 천천히 읽어보던 나라, 극으로 치닫는 신파를 제외하면,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저 정도 지옥으로 그릴 수 있는 CG(아마 감독님의 상상력)와 연기력이라면 영화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게 영상을 만들다 보면 아는데, 진짜 저 정도의 CG가 있게 하려면 거의 제작자는 구르다 못해 약간
파스스- 가 될 정도로 갈려야 하는 영화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차원의 주호민 작가의 그림체를 저 정도 지옥으로 구현해낼 수 있음을 보아, 우리나라도 CG 굉장히 많이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그래서 2편은?
줄거리
마지막 49 번째 귀인만 남으면 환생을 할 수 있는 3차사.강림(하정우)은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마지막 귀인으로 정한다. 저승 법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지만,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성주신(마동석)이 지키고 있는 허춘삼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을 조건으로, 수의 재판을 허락한다.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천(김향기), 하지만 성주신의 엄청난 힘 앞에 당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해원 맥과 덕춘은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해원 맥과 덕춘은 성주신에게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묻기 시작하는데…
모든 걸 담아내고 싶었다!
강림을 비롯한 3차사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원귀 김수홍의 마지막 재판, 그리고 성주신의 이야기 총 3개를 담으려고 했다.
한 영화에 담는 스토리가 3개다 보니 영화가 조금은 분산되고 난잡한 듯한(?) 느낌은 없지 않아 있었다.
게다가 전편에서 수홍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다뤄진 탓인지 모르지만 거의 영화의 끝부분 전까지 수홍은 왜 이 재판에 있어서 고통을 받는가(!)라고 느껴질 만큼, 마지막 49번째 귀인치고는 허접한 대접을 받았다.
왠지 3차사의 과거를 밝히기 위한 매개체(!) 정도.
하지만 3개의 내용이 번갈아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해가 안 될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 감독이 일단 이해는 되니까 내용을 구겨 넣자! 라는 느낌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쨌든 이해하기에 막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어려워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 작품은 분명 아니다.
마음은 알겠는데 ...
이건 왜 넣었어?
영화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 굳이 넣었어야 했나? 하는 부분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예를 들면 dinosaur...이나 밑도 끝도 없는 향기의 사슴 사냥씬... 그 부분은 CG인 것도 티 나고 맥락상 굳이 넣었어야 하나 싶은 장면들도 나온다.
3차사의 이야기 중 다소 쓸데없는 대사와 장면들도 꽤나 많이 나온다. 볼 때는 정신없어서 보게 되지만, 끝나고 나니 굳이 그 이야기가 필요했었나는 조금 의문이 든다.
포지션이 애매해진 성주신
가장 아쉬웠던 것은
성주신의 존재.
성주신이 단순히 3차사의 과거 이야기를 밝혀주는데 그치는 게 아쉽다. 어떻게 3차사를 만나게 되었는지. 원래는 저승차사였는데 갑자기 왜 성주신이 된 건지. 맥락을 알 수 없다.
마블리식 개그는 종종 나와 극장을 웃겼고, 나도 웃었다. 하지만 성주신이 굳이 마블리였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듯하다.
기존의 마블리가 형성한 캐릭터 = 우락부락하게 생겼지만 사실 마음은 여리고 착함. 을 이용한 건 알겠는데 딱 그 정도다. 성주신으로서의 매력, 그리고 그게 왜 성주신을 = 마블리로 설정해야 했는지의 이유는 잘 돋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성주신이 할아버지를 지키는 이유는 단지, 손자인 아이가 불쌍해서인가? 가택을 지키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다지 엄청나게 논리적이지는 않다. 세상에 불쌍한 아이가 한둘도 아니고 굳이 이 가택에 남아서 그렇게 다른 저승 처사들을 물리치면서까지 (..) 지키는 이유는 뭔지.
그래도 돋보이는 것
3차사의 과거에 대해서 정신은 조금 없지만, 그래도 1편의 실마리가 풀린다. 약간 1편에서 신파로 인해서 묻혔던 많은 것들을 2편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스토리 면에서는 1편에 비해서, 훨씬 괜찮아졌다. 억지로 울리는 신파도 완전히 사라졌고, 이미 지옥 소개도 어느 정도 되었으니 굳이 길게 길게 지옥을 다루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 사극 씬을 다룰 때, 역시 사극 하나는 끝내주게 잘 다루는 군 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려 시대 배경들도 종종 등장. 사극들을 상당히 잘 다루어주었고, 해원 맥과 덕춘이 얽혀있을 수밖에 없던 이유들도 자세히 다뤄주는데 그 부분은 맥락상 이해가 충분히 잘 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의 해원맥(ㅋㅋ) 이 너무 귀엽다. 입덕
그런데 1000년 동안 성격이 왜 이렇게 바뀐 건지에 대한 해명은 딱히 없는 것에 대해 아쉽긴 하다. 그렇지만 1편에서는 약간 무식한(!) 해원 맥으로 나온 것에 비해, 영화가 해원맥 이미지를 확 끌어올려 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빵빵 터트리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한 개씩 웃겨주는 맛이 또 있다. 그리고 전편 보다 더한 김향기의 귀여움이 또 한몫한다.
많이 챙긴 사은품, 그러나 실속은?
중간중간 나오는 몇몇 개의 반전. 마지막에 나오는 나름의 강력한 반전도 선사하고 있다.(아마 난 이승 편과 환생 편의 웹툰을 안 봤기 때문일지도)
전반적 평은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좀 아쉽다.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히 많이 존재는 한다. 원래 후속작 자체가 1편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편을 동시에 제작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2편이 후속으로 느껴지기보다는 1편에서 미처 못 말한 많은 것들을 2편에 구겨넣은 느낌이다. 담고 싶은 것은 많은데 다 못 담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뺐어야 하는 장면 대신 필요한 것을 못 넣은 느낌.
( 약간 일단 사은품을 많이 줘서 잔뜩 챙겼는데, 실제로 그다지 나에게 쓸모 있는 사은품은 아니었던 느낌이다... 근데 사은품 받으니 기분이 딱히 나쁘지는 않고...)
오히려 신파는 없어졌지만,
메시지가 주는 강력함은 떨어졌다.
아무렴 1편이 강력한 신파였던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인생을 똑바로 살아야지...라는 느낌의 메시지라도 주었다면, 2편은 약간 뭘 말하고 싶은 건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물론 모든 영화의 교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용서받을 수 있을 때 용서를 구하자' 인 건지. '나쁜 상황이 있는 거지 나쁜 사람은 없는 거야.' 인 건지.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승에는 왜 가는가? (??) 단순히 나쁜 상황일 뿐인데...
일단 1편을 재미있게 봤다면, 보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다.
킬링타임으로는 괜찮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말이다. 그리고 끝나고 여러 쿠키를 보면, 약간 감독이 3-4편을 만들 의향이 충분히 있고 마블처럼 전반적인 세계관을 꾸려나가고 싶은 욕심도 돋보인다.
한국판 마블이 되기에, 세계관 자체는 충분하다. 저승의 7개의 지옥, 49일의 재판과 환생, 그리고 이승 이 정도의 스케일이면 3-4편을 만들기 꽤나 괜찮다.
그러나,
만약에 그 정도의 큰 스케일을 원한다면 지금과 같은 각본이라면 더 이상 좋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뭔가 강력한 한방이 없다. 1편 이상으로 더 끌고 갈 신파도 없고(..)
더 이상 화려한 CG도 관객들은 시들할 거다.(이미 너무 눈이 높아진 한국관객들)
낫배드에서 좋은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겠다.
안 그랬다가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쉽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