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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범 Oct 18. 2022

중심성이 무너지면 주도성이 일어선다.

사랑하는 ○○ 공주님     


7년 전 오늘, 네가 세상에 처음으로 빛을 본 날이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엄마 얼굴을 만난 날이기도 해.

엄마를 보면서 보내주었던 미소가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단다.

그동안 공주님 돌보랴. 직장에 다니랴. 

엄마는 하루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어.

직장 일로 우리 공주님을 온전히 돌보지도 못했지.

엄마의 가슴에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넘치고 넘쳤어

넌 누구보다 예쁘게 자라주었단다. 고마워.

너는 엄마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이지.

힘들 때 너를 생각하면, 새로운 에너지가 만들어지곤 해.

지금처럼 건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주는 멋진 사람이 되어주렴   

  

오늘은 아이의 7번째 생일입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이 아이가 나에게 주었던 행복을 생각해 봅니다. 참 많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힘든 고통을 만나도 이길 수 있게 해주었고, 깊은 산속 샘물처럼 강인한 에너지를 매일 솟아나게 해주었습니다.    

 

이 아이가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됩니다. 참 대견합니다. 바르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걱정도 됩니다. 친구는 잘 사귈 수 있을까요? 공부는 잘할까요? 선생님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요? 엄마 마음에서는 생일 횟수만큼 걱정도 늘어갑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되면 엄마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주도성’이라는 개념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자기 주도성이 높아지는 아이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습니다. 유치원과는 다르게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아이의 주도성을 키우기 위해 엄마들도 노력에 최선을 다합니다. 책을 읽고 학부모연수에 참여합니다. 대개 강사들은 아이의 주도성을 키우기 위해서 ‘선택’을 강조합니다.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가운데에서 자기 주도성이 길러진다는 의미이지요.  

   

강의를 들으면 우리 아이를 멋지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아이 스스로 해보게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딜레마에 봉착합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었더니 게임 시간이 늘어납니다. 책보다는 놀기로 관심이 이동합니다. 과연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맞는 말일까요?    

 

엄마들은 대개 이 지점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다만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마음 구조를 열어보면 이 부분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 시기의 아이들을 상징하는 단어가 ‘자기 중심성’입니다.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기중심성의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었을 때 놀이, 게임 등의 시간이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이에 반해 자기 주도성은 자신과 타인의 시각을 바라보고 조절하는 힘입니다. ‘주도성’은 자신이 중심이 되어 엄마, 친구, 선생님의 생각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도성의 핵심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중심성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 길은 엄마의 질문을 통하여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놀이터에서 아이가 더 놀자고 조르고 있습니다.     


엄마 : 더 놀고 싶니?

아이 : 네. 

엄마 : 더 놀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볼래?

아이 : 그냥 노는 게 재미있어요. 

엄마 : 한 시간 더 놀 수도 있지. 엄마의 입장도 생각해 볼까?

아이 : 한 시간 더 놀고 가면 엄마가 바쁠 것 같아요.

엄마 : 그래. 이제 네가 결정하렴

아이 : 30분만 놀고 들어가게요.

엄마 : 그래. 좋아.  

   

매일 자신에게 질문해 보세요. 

    

1.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활동은 무엇인가요?

2. 아이가 선택하기 전에 어떤 질문을 하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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