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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테이블서비스, 한국매장에 유효할까

그래도 테이블 서비스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by Harriet Jeong

약속 전 잠깐 시간이 떠서, 근처에 있던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담고 있는데, 직원 분이 오셔서 테이블 서비스를 이용해보라고 권하셨다.
카운터에서 주문을 마치자 삼각형 모양의 번호판을 건네받았고, 잠시 후 직원이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주셨다.

아이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경우도 아닌데 테이블 서비스를 권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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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테이블 서비스가 단순히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일까? 하기에는 기업이 뭔가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테이블 서비스는 매장 내 고객들의 동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주문 후 음식을 기다리며 서있을 필요가 없어졌고, 특히 노약자나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훨씬 편안한 식사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다.

실제로 미국 QSR 매거진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테이블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의 고객 만족도는 평균 15% 상승했다고 한다. 고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식사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버거킹이나 KFC와 같은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써, 맥도날드는 이를 통해 '패스트푸드'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캐주얼 다이닝'으로 격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테이블 서비스의 도입은 매출 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호주 맥도날드의 경우, 테이블 서비스 도입 후 평균 객단가가 12% 상승했다고 한다.

더 편안한 식사 환경을 제공하니, 자연스럽게 고객 체류 시간이 늘어났고, 디저트나 음료 등의 추가 주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테이블 서비스는 직원이 직접 서빙을 해주는 서비스인 만큼, 추가 인력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가 증가하고, 고객의 체류 시간 증가는 테이블 회전율 감소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도 맥도날드의 테이블서비스가 매출증가나 고객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국은 해외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스크린샷 2025-02-17 115806.png 패스트푸드에 대한 호주와 한국의 인식 비교


위 표를 보면 테이블 서비스가 한국에서 크게 효과적이지 않을 거라는 것이 단번에 느껴진다.

한국에서의 패스트푸드에 대한 인식은 '간편식' 이다. 빠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호주는 다르다. 호주에서의 패스트 푸드는 그냥 식사 메뉴 중 하나 정도로 여겨지고, 다른 음식과의 가격차이도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하게 한끼를 떼우는 느낌과는 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반 음식점 (ex.국밥집)도 빠른 회전율 X 수익이 더욱 수익을 극대화 하는 요인이 된다.

고로 체류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더 많은 음식을 주문한다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아보인다.



그럼에도 맥도날드가 이러한 변화를 선택한 데는 가족단위 고객, 고령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도 볼 수 도 있겠다. 실제로 유아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아이에게서 눈을 떼는 게 쉽지 않아, 테이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또 왜소한 체격의 할아버지가 커피 한잔과 해쉬브라운을 시키는 과정에서 직원이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과 테이블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도와주는 것을 봤다. 할아버지는 계단 근처에 앉아 자신이 시킨 메뉴를 가만히 바라보시며, 직원에게 작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곤 마음한켠이 미묘 복잡했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효과적인 수익화를 꾀하긴 어려울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테이블 서비스'를 오래 지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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