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팔완 (쓰레드 팔로우 완료)
스레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어쩌면 트위터가 너무 시끄러워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그 말들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었다. 공격적인 댓글, 빠른 전파, 짧고 센 문장. 모두가 나서야 할 것 같은 압박감도 생겼다.
그 와중에 스레드는 비교적 조용했다. 글자수 제한이 있어 필요한 말을 꼭꼭 눌러담고, 더 필요하다면 대댓글 형식으로 게시글을 전개한다.
누군가에겐, 이 ‘덜 시끄러움’이 너무 반가웠다.
댓글 대신 생각을, 유행 대신 취향을 나눌 수 있는 곳. 이 점이 스레드만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스레드가 메타(구 페이스북)에서 만든 서비스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인스타그램과 계정이 연동되며, 가입 과정이 간편해졌다. 새로운 SNS를 시작할 때 느끼는 낯섦이나 귀찮음이 적었다.
무엇보다, 기존 인스타그램 친구들과 바로 팔로우가 가능했다.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아니라 ‘이어지는 공간’처럼 느껴졌다는 말이다.
글을 쓰는 것도, 글을 읽는 것도 부담이 덜했다.
친숙함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었다.
사람들은 점점 더 길고 깊은 콘텐츠를 원하게 됐다. 유튜브의 쇼츠나 틱톡 같은 짧은 영상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반대쪽에서도 흐름이 생기고 있다.
스레드는 이런 흐름에 잘 맞았다.
짧지만 단문에 갇히지 않은 글, 누군가의 생각을 풀어낸 포스트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브랜드나 작가, 개발자, 창작자들이 스레드를 활용해 ‘글’로 말하기 시작했다. 텍스트의 무게감을 되살린 셈이다.
한 줄이 아닌, 한 단락을 읽는 시대의 시작이랄까?
#해시태그를 하나만 허용하는 것도 다소 특이하다.
그래서 글 하나를 쓰는 데 키워드 선정에 고심하게 된다.
무언가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트렌드는 이제 ‘정제된 이야기’로 이동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스레드는 타이밍이 절묘했다.
정성 들인 콘텐츠가 빛날 수 있는 공간. 그래서 작지만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이 생겼다.
기꺼이 내 지식과 생각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이용자들은 더는 '확산'보다 '공감'을 원한다. 또 '공유'를 원한다.
스레드는 그 감정을 잘 포착했다.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 나와 비슷한 결의 사람을 만나고, 느리지만 꾸준히 자라나는 공동체.
그게 이 플랫폼의 진짜 힘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글'을 좋아했고, '덜 요란한 공간'을 필요로 했다.
인스타그램의 확장성, 사용자 친화적인 구조, 깊은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스레드는 조용하지만 빠르게 확산해나가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의 텍스트 SNS로 자리를 잡고 있다.
글을 쓰는 이도, 읽는 이도 조금은 더 숨을 고르고 싶은 지금 같은 시기에, 이런 플랫폼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