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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하는 실천가 Jan 11. 2024

노후의 꿈

5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니 제2의 삶을 고민하기 바쁘다. 몇 년 후 다가 올 은퇴 이후 내 삶은 어떠해야 할까?


  내가 쌓은 경력을 살려 아이를 돌보거나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할까? (어린이집 운영, 학원 운영 등)

이때까지 살아온 삶과 가장 비슷한 일을 한다는 것은가장 흥미가 당기지 않는 일이다. 출발부터 내가 원한 꿈은 아니었다. 다만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보람을 부여잡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제2의 삶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내면의 내가 원하는 꿈에 집중하고 싶다.

 

  그렇다면, 내가 항상 꿈꾸었으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내 꿈을 실현해 볼까?(카페 창업, 농사, 작가)

오롯이 나의 노력으로 일구는 일이라 마음이 가장 뜨겁게 움직이지만, 경험도 자본도 능력도 일천한 내가 노후에 벌이기에는 큰 도전과 위험이 따른다. 부족한 열정을 불사르다 내 노후마저 불사를까 걱정된다.


  새로이 자격증을 따서 제2의 안정된 직업을 갖는다면 어떨까?(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

가장 현실적이면서 새로운 일을 꿈꾸는 내게 가장 맞을지도 모른다.  


 가볍게 파트타임 근로활동을 뛰는 것은?(청소, 알바등)

배부른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가장 단순하게 몸을 쓰며 땀 흘려 정직한 돈을 벌고 싶다는, 하루 종일이 아닌 몇 시간이라면 노동으로 보람차게 일하고 남는 시간을 여유 있게 즐겨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작은 텃밭을 가꾸며 전원주택 생활을 하며 놀고 싶은 마음도 크다.

 평생 일 했으면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 뒷마당에는 작은 텃밭을 가꾸며 자족하는 수준의 농사를 짓고, 앞마당에는 평상을 두고 앉아 독서를 하며 사는 것이다.


 아직 나의 노후에 대한 꿈은 정해진 것이 없다. 이왕이면 전원생활을 하며 농사를 짓고 그것들로 카페를 운영하며 짬짬이 글을 쓰고 싶지만.. 구운몽의 주인공처럼 일장춘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하반기를 응급실과 입원을 밥 먹듯 하며 고생한 결과, 나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두메산골 같은 곳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언제든 병원으로 달려갈 수 있는 정도의 도시 근교여야 하고, 육체노동은 자신이 없어지고,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은 한껏 커져버렸다. 그래서, 현재 나는.... 준비하게 되었다.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루 풀타임의 일이 아니어서 내 시간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내 경험이 부족해도 배워가며 한다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도 있는 일이라 위험의 수준이 다소 낮을 거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며칠 전, 30년 지기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내가 공부하고 있다고 했을 때 친구의 반응이었다.

" 음, 너라면 아마 합격은 할 거야. 근.. 데... 사업을 잘할지는... 모르겠다. 네 성격에 누가 형편이 어렵다 하면 돈도 안 받거나 다 깎아줄 거 같은데.. “

친구의 걱정스러운 조언에 나는 문득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나는 예전부터 숫자 계산이나 거래하는 데는 잼병이었지. 그래도 제법 돈을 들여 이 많은 책을 샀는데 할 수 없지. 일단 붙고 고민하자.



에필로그 : 문득 노후와 꿈은 모순의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후에 꿈을 꾸다니..

하지만 나를 비롯한 다수의 우리는 꿈을 제대로 꾸어보지 못했다. 꿈을 꾸기에는 현실에 부딪혀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결국 가장 안전하고 사회 부합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다. 용기도 없었고, 책임은 무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나이가 되어서야 가장 나다운 길을 가기에 좋은 시간이 도래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생활의 무게가 존재하고 더하여 건강의 부담이 나를 누른다. 흐릿하게 놓여있는 내 꿈을 향해 이제 가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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