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북>
1962년 미국,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는 위험한 지역으로 악명 높은 남부로 투어 공연을 하기로 결정하고, 거친 백인 남자 토니 발레롱가를 운전기사로 고용한다. 흑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여행 정보 책자인 ‘그린 북’을 지침서로 삼아 남부를 돌며 각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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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햄 시의 최고급 대형 레스토랑에서 크리스마스 공연을 하기로 한 돈 셜리가 레스토랑 관계자들에게 푸대접을 받자 토니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토니는 돈의 동료 연주자들 조지와 올레그한테 답답한 심정을 얘기한다.
조지: Is Dr. Shirley in his dressing room?
토니: Yeah. More like half a broom closet. Tell you, I don't know how he puts up with that shit.
올레그: Six years ago, in 1956, Nat King Cole was invited to perform at the Municipal Auditorium here in Birmingham.
Mr. Cole was the first Negro asked to play at a white establishment in this city. As soon as he started playing, a group of men attack him for playing white people's music. They pull him off stage and beat him badly.
토니: Jesus Christ.
올레그: You asked me once why Dr. Shirley does this. I tell you.
Because genius is not enough.It takes courage to change people's hearts.
조지: 셜리 박사는 대기실에 있어요?
토니: 대기실은 무슨, 옷장이던데요. 그런 푸대접을 어떻게 참나 모르겠어요.
올레그: 6년 전 1956년에 냇 킹 콜이 이곳 버밍햄에 있는 시립극장에서 초청 공연을 했어요. 이 도시의 백인 전용 시설에 초청을 받은 첫 흑인이었어요.
냇 킹 콜이 연주를 시작하자, 백인 음악을 연주한다며 한 패거리가 공격했어요.
그를 무대에서 끌어내려 마구 두들겨 팼죠.
토니: 맙소사.
올레그: 당신이 나한테 물었었죠? 셜리 박사가 남부 투어 공연을 왜 하냐고요.
천재성만으론 부족하거든요.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용기
영화 제목이기도 한 ‘그린 북’은 흑인 우편배달부인 휴고 그린이 미국 전역을 돌며 흑인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박과 식당 정보를 담은 책자다. 그린 북이 발행된 1936년은 물론, 돈 설 리가 투어를 떠난 1962년 당시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이 심했다. 특히나, 남부는 흑인들에게 더욱 위험한 지역이었다. 실제로 돈은 남부를 돌면서 수많은 편견과 차별에 부딪히고 흑인이란 이유로 구타당하는 경험도 한다.
그런데도 왜 돈은 굳이 남부 투어를 고집했을까. 흑인은 거칠고 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칭송에 취해 안락한 곳에 그대로 머문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흑인도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공연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 자체가 돈에게는 세상을 향한 항변이다.
마지막 공연을 하는 레스토랑에서는 무대에서 연주를 하되 식당에서 식사는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에, 토니는 총지배인에게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고 돈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토니 역시 원래는 흑인에 대한 편견이 심했는데 돈과 함께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돈은 토니 한 명의 마음을 변화시켰지만, 동시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발걸음을 뗀 셈이다.
#삶에 밑줄 긋기 - 책, 영화, 미드에 밑줄을 그으며 삶을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