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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영 Jan 09. 2025

88.어떻게 죽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살얐느냐가 중요하다

88.

어떻게 죽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그의 충만한 인생과 솟아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모든 방식은 물론 그의 성격을 잘 설명하고 증언한다 그러나 죽음의 시간 그 자체죽는 자리에서의 그의 태도는 대체로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시간이 다한 존재의 쇠진즉 노인이 죽어갈 경우 이 마지막 시간 동안의 불규칙한 혹은 불충분한 뇌수의 영양때때로 극심한 고통한 번도 확인해보지 못한 이 모든 새로운 상태그리고 죽는다는 것이 엄청난 일이며 일종의 가장 전율할 다리를 건너게 되는 듯한 미신적인 인상이나 공포의 너무나 잦은 엄습과 회귀-이 모든 것은 죽음을 살아 있는 자에 대한 증언으로서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또한 죽어가는 자는 일반적으로 살아 있는 자보다 더 정직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죽어가는 자는 대부분 주변 사람들의 엄숙한 태도 때문에 그리고 억눌렀던 혹은 흐르는 눈물과 감정의 흐름 때문에 금방은 의식적인금방은 무의식적인 허영심의 희급을 벌인다모든 죽어가는 사람에게 보내는 이 진지함은 불쌍하고 멸시받아온 많은 사람들에게는 분명 전(생애의 가장 우아한 기쁨이며 많은 궁핍에 대한 일종의 손해 배상이며 할인 지불이 될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책세상,2019. p.61)  

   

우리는 흔히 죽음을 인생의 마지막 장면이자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생각한다. 특히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곧 삶 전체를 반영한다고 여기기 쉽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 순간의 모습은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노화, 질병, 고통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개입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죽음의 순간을 더욱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은 종종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깊은 회한을 느끼거나,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거나, 혹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괴로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매우 의미 있는 순간으로 생각하고, 죽음의 순간에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낸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환상일 뿐이다. 죽음의 순간은 삶의 마침표이지만, 삶 전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삶의 과정 속에서 보여준 태도와 행동이 그 사람을 더 잘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평생 남을 돕고 살았지만 병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치고 살았지만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떤 사람이 더 좋은 삶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죽음의 순간의 모습만으로는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평가하기 어렵다.

죽음은 우리에게 삶의 유한성을 일깨워주고,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집착은 우리를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죽음의 순간에 집착하기보다는 삶의 과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것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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