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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해씨 Sep 02. 2023

오봉같이 둥근달


오봉 お盆  - 접시보다 더 크고 납작한 그릇. 우리말로 쟁반.


옛날 어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쟁반을 '오봉'이라 했었다. 특히 경상 전라 쪽 어른들. 일제 잔재 말소와 표준어 정책으로 사라지게 된 명사이지만 아직까지 사용하는 사람들 더러 있을 듯. 그 시대 어른들 ' 말세여, 말세'소리도 자주 했었다. 버릇없는 젊은이들에게 봉변을 당하거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태에 적응하기 어려울 때 넋두리처럼 내뱉는 말이 '말세 末世'였다.


올여름 더위가 앞으로 다가올 모든 여름들 중 가장 시원한 여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들하고, 낙원이라는 섬하나가 화재에 의해 통째로 사라지고, 전 지구적 규모의 산불에, 빙하가 녹아내려 북극 항로가 열린다는 둥... 방사능 오염수는 번져나가고. 지구 반대편 남반구 어느 나라 겨울기온이  42도까지 치솟아 겨울 해수욕으로 진풍경이고... 드디어 그 '말세'가 시작되다보다.  


말세여 말세!  SF스러운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려나. 14년 후 저 달을 다시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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