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꼭지 씩
정신이 맑을 때 한 송이 꽃과 한 포기 풀과 한 덩어리 돌과 한 사발 물과 한 마리 새와 한 마리 물고기를 조용하게 관찰한다. 즉시 가슴속에 연기가 무성하게 피어오르고 구름이 가득 일어난다. 마치 기분 좋게 스스로 깨달은 것이 있는 것 같다가 다시 그곳을 깨달아 알려고 하면 도리어 아득해진다.
이덕무 <문장의 온도>
송하문동자
이 절대의 한적이 라니...
거기에, 우리가 흔히 만나는 통속적(?)인 산수화를 겹쳐놓고 노래를 만들었다. 거창 산골 마을 어느 여관의 쓸쓸한 현관에 걸려있던 커다란 유리 액자, 그 속의 동양화.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며 그 안으로 들어가 다시 풍경을 바꿔 그린다. 그 속으로 나를 들이밀어 넣고 그 안에서 내가 두리번거린다... 내 노래 작업은 이런 식이다. 이런 상상들이 내 유토피아 환상의 한 조각 그림이 돼 주는 것이고, 저급한 필력으로나마 그 그리움 가득한 리얼리티를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다.
정태춘 <집중호우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