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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8시간전

가난에게 투자는 과욕이다.

가난은 투자를 투기로 만든다.

내가 배짱이 없어서라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정확하게 꿰뚫어보지 못하는 안목도 안다.

변하는 미래를 내다볼 식견도 없고 현재 닥치는 문제 만으로도 헉헉댄다.

모두 가난 탓은 아니지만 가난을 짊어지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기에 가까운 모험임이 분명하다.


빚은 이자를 덧붙인다. 원금도 아련한데 거기다 이자까지 더하니 실상은 아찔하다. 헛발질 한 번이면 얼마 안 되는 기반까지 탈탈 털리기 십상이다.


재테크 1순위는 빚 청산이란 말이 있다. 내 시드머니가 아닌 융자나 대출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내 처지에서 도박처럼 보였다. 갭투자라고 말하는 부동산 자산 취득 방식 또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시기적절하게 들어갔다가 이득을 보고 빠져나온 이들도 있다. 이런 사례가 미디어에 노출되는 이유는 드물기 때문이다.


주식이 올라 투자해야 한다고 기사가 나올 때는 이득을 충분하게 본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부동산 또한 우르르 달려들 때는 사실 끝물에 가까운 때가 다반사였다. 전재산에 엄청난 빚까지 이런 투자에 물려 있으면 삶은 롤러코스터에 탄 상태다.


펀드로 50% 수익을 보기도 했다. 주식은 안목이 없고 펀드는 남들이 한다기에 말이다. 다달이 10만 원을 쪼개 넣었고 한때 수익률은 100%를 넘었다. 마녀같은 상사가 조퇴를 못하게 만들지만 않았어도 난 200만 원 원금에 200만 원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그때 잠시 생각했다. 내가 200만 원이 아니라 2천만 원을 넣었다면 & 2억을 넣었더라면 이라고 말이다. 중국 펀드를 해지하고 난 뒤 불과 몇 개월 이후 중국 주식은 거의 수직 하락을 했다.


그 시기 가난으로부터 탈출한 답시도 욕심에 빚을 만들었다면 난 아주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가난은 마음을 초조하게 한다. 욕심을 자꾸 부추긴다. 그러다 보면 더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아주 깊게 처박힐 수도 있다.


누군가 투자로 돈을 벌었다고들 말하지만 실상 내 주변, 가까운 이들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 많은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었다 말하지만 난 아직 1등 당첨자를 주위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야금야금 모았고 1천만 원이 되면 예금으로 갈아탔다. 적금은 500만 원에서 천만 원. 천만 원 단위가 되면 예금으로.

이것이 가난했던 우리 부부가 조금씩 일어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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