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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일 한정적 인연의 시작

빌기

by Aheajigi

190일 제한적 인연이 또 시작되었다. 한 달도 보지 않아 아이들 성향이나 특성이 파악된 것은 아니다. 아니 일 년이 지나도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모난 아이들과 앞서려는 아이들은 스스로 존재감을 드높이기에 알아챈다. 반대로 소심하거나 내성적 아이들은 심해 어류 같아 좀처럼 모습을 알아채기 어렵다.

내가 알든 모르든 사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긴 하다.


매일 들어가며 사고 없이 무탈하게 보내게 해 달라 속으로 되뇐다. 누군가를 믿어 기도하는 것은 아니다. 지박령을 찾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이 교실 속에 있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다음 해를 볼 수 있기만을 기원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다.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나 편하자고 하는 짓이다. 아프거나 위태롭지 않음이 나를 편케 함이기 때문이다.


교실 문을 열기 전 벽에 손을 얹고 이 꼬맹이들 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진심으로 바란다 마음속으로 말한다.


24년 잘 들어주는 이 바람이 올해도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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