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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인지 독선인지

경험이 항상 자산은 아닐 텐데

by Aheajigi

주 4.5일 노동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 나라는 참 희한하게 대대로 양반 걱정하는 노비들이 많지 싶다. (주제 파악은 못하고 오지랖만 만랩인 모지리들!)

4.5일 근무에 오너들이라면 반대가 당연하다. 근데 같은 노동자이면서 이를 반대하는 논리는 납득이 안 간다. 한술 더 떠서 과거에는 5.5일이나 6일 일을 했다며 지금도 노동시간이 부족하다 한다.

그리 일이란 것에 빠져 살고 싶다면 혼자 하시던지 왜 애꿎은 남들까지 워커홀릭으로 몰아가나 한심하다.


일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한 혹은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일하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뿐이어야 한다. 일과 자아성취가 같은 선상에 있는 덕업일치라면 이상적이겠으나 그런 자는 흔치 않다.


대한민국은 1차, 2차 산업기반의 노동집약적 경제가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린 여전히 개발도상국이어야 한다. 노동 시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이 아니라 노동의 질을 높여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머리모아 강구할 때이다. 노동시간의 길고 짧음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지 싶다.


주말도 없이 일하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는 열심히 했다고 기억을 체계적으로 변조하고들 있다. 웃기지들 말아라. 오래 일을 부여잡은 것이지 본인 능력을 그 오랜 시간 동안 극대화시켜 끌어낸 것은 아니란 사실을 라떼를 입에 달도 사는 낡은 것들은 은근슬쩍 회피하고 있다.


늙을수록 자신들의 과거를 아름답고 훌륭하게만 포장하는 것은 아집에서 나오는 것인지 독선인지 모르겠다. 젊은 시절을 반성하는 노인들이 드문 이유를 늙은 사람들은 뭐라 항변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과거 내 경험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통용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지나간 경험이 반드시 자산일 것이라 믿으면 안 되는 것이다.

주 6일 근무가 떠올랐다면 그 시절 얼마나 힘겹게 버텼는지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일 당신들의 주 6일 근무가 할만했다면 답은 둘 중 하나다. 일을 대충대충 했던가 아님 머릿속 기억에 상당한 문제가 있던가!


과거 나의 힘들었던 기억이 보다 개선된 방향으로 노동시장이 변함에 대해 시기를 부리는 무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부모가 고생했으니 자식도 고생하라는 멍청한 양육자가 없듯이 다음 세대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려 함에 훼방꾼이 되지는 말았으면 싶다. 그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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