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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살만해졌는가!

발 디딘 세상에 대한 평가란?

by Aheajigi

낡은 세대는 그래도 지금 세상이 살만해졌다고들 한다. 새로운 세대는 이 말에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

옛날에 힘들었던 고생을 몰라 젊은 세대는 철없이 말한다 한다. 늙은 세대 역시 작금의 급변하는 정세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임을 망각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둘러싼 환경만 지극히 주관적으로 판단한다. 해서 힘든 시기가 도래하면 세상 그 누구보다 불행하다 오판한다. 행복과 불행의 절대적 기준이야 물론 없을 테지만 그래서 내가 제일 불행하단 논리 또한 설득력을 잃는다.


젊은 세대는 앞선 세대의 고충을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늙은이들 또한 젊은이들의 힘겨움을 알리 없다. 서로 모르기는 매한가지다.


"요즘은 살만해지지 않았냐!"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 늙은 당신들이 지금 태어났다면 그런 말을 쉽게 내뱉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걸핏하면 공부가 제일 쉽다 떠벌리지만 해본 이들은 안다. 공부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란 것을 말이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밤잠 줄이며 책상 앞에 앉아있는 일이 그리 쉬워 보이면 딱 한 달만 해봐라. 쉽다 소리가 입에서 나오는지.


6.25 이후의 어려움을 말하고 싶을 테지만,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일제강점기를 겪은 선조들은 그런 당신들을 어떻게 바라보겠나! 얼마나 같잖아 보일는지!


인생의 무게를 함부로 비교질 말라. 네가 어른이라면 내가 더 고생했다 모지리처럼 자랑질할게 아니라 고생 많다 다독이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 내가 걸어온 길이 가시밭일지언정 그 고난을 얼굴 뒤에 감추고 흐뭇하게 다음 세대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깊이는 갖추어야 한다. 코 찔찔 꼬맹이처럼 철없는 가벼운 언행은 몸에서 떼어냈어야 한다.


지금의 세상이라고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살아봐서 알 테지만 당신들 생각처럼 딱 맞아 돌아가지는 아니한다. 그리 만만한 세상이라면 당신들 모두는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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