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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Oct 12. 2024

이런 것으로 머리를 써야 하나?

대학원 나온 머리로 이러고 있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어느 지점이 이런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만드는지 매력 포인트도 난 찾지 못하겠다. 미친 행동이라고 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달 넘게 화장실 변기에 우유 상자나 요구르트 병을 여러 개 집어넣는 누군가가 있다. 겉에서 맴돌면 꺼내서 치우면 그만이지만 안까지 깊숙하게 밀어 넣어 변기를 막히게 만든다. 그리고 꼭 래버를 내려 변기 바깥으로 물이 흘러넘치게 하여 화장실 밖을 흥건하게 만든다. 다른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겠다는 무언의 의지다.


그럼에도 하다 말겠거니 내버려 두었다. 좀처럼 멈출 기미가 없어 보여 꾀를 내었다. 아침시간 우유를 먹게 하고 우유 상자 전체를 치웠다. 우유 상자로 또 변기가 막히면 그건 이웃한 옆반 아이 짓이고 계속 화장실 변기가 막히지 않는다면 그건 눈앞에 이 녀석들 짓일 테니 말이다.


2교시가 끝나고 남자아이들 소란에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우유 박스가 아닌 딱풀이 뚜껑과 본체와 내용물로 분리된 채 변기 안에 들어가 있었다. 뚜껑을 유심히 살피다 반 남자아이들 전체를 불러냈다. 아이들이 동그랗게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분명 한 명 이상의 녀석은 연기를 하고 있다.


풀뚜껑에 반표시를 해두었고 우리 반 물건이란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 행동이 정상으로 보이는지 반 전체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상하다부터 더럽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문제 행동을 일으킨 녀석을 찾겠다는 의도는 없다. 또래로부터의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음을 숨어있는 문제아가 들어보란 꼼수일 뿐이다.


친구들의 평가가 실랄했던 덕인지 더는 문제 행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만 8세들과 이런 엉뚱한 것에 에너지를 허비해야 하는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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