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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Oct 01. 2024

계절

잘 모르겠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저학년 교과서 타이틀 자체가 계절이다.


가을을 만끽해 보라고 붓을 들고 바깥으로 나가자 했다. 가을 하늘을 그린다고 그렇게 설명했거늘 아이들 시선은 화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림은 대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 재차 말해보지만 하늘 한번 흘겨보고는 아이들 시선은 다시 도화지로 빨려 들어간다.


빈손으로 나올 것을 괜히 미술 도구를 들려주었지 싶다. 붓질 한 번보다 하늘 올려다보기를 바랐던 것인데 계산 착오다.


오늘 이 시간이 학생들에게 어떤 가을로 남게 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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