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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Nov 09. 2024

니즈와 경우를 혼돈하는 세태

민폐 머저리들

아이가 밥을 먹어야 하니 식당 메뉴판에도 없는 것들을 당당하게 달라한다.

준비된 것들을 거부하고 이것을 넣고 저것을 빼라는 요구를 마치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야 하는 당연함으로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단 한 번도 이런 경우 없는 짓거리를 자행한 적이 없다. 처음부터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행여나 입에 맞지 않으면 그 식당을 피하지 이것저것 넣고 빼라 건방진 말을 건네지 않았다.


미용실에 가면 흔히 이렇게 저렇게 잘라달란 요구를 한다. 이런 습성이 몸에 베인 사람이 북유럽에서 같은 말을 했다가 미용실에서 쫓겨났단다. 북유럽에서 가이드를 했던 이의 말이다. 가이드 말로는 그 나라는 미용사도 대학 전공자란다. 미용사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냐며 그렇게 잘 알면 직접 머리를 손질하라 말하면서 그 사람을 가게에서 나가라고 했다 한다.


소비자의 니즈는 본인의 욕구에 맞는 곳을 찾는 것에서 끝나야 한다. 이탈리안 식당에서 한식을 찾듯 몰지각한 짓거리를 행해서는 안된다.

뭐든 요구하면 들어줘야 한다는 당연함이 민폐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니즈와 경우를 혼돈하니 날로 민폐는 늘어가는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열이 많이 나니 계속 열을 재달라 교사에게 요구한다. 밥을 잘 먹지 않으니 신경 써 달란다. 이게 과연 할 소리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하는 민폐 머저리들의 현실이다.

거꾸로 자신의 일이 아닌 것을 강요받았을 때 그 당사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갑질이라 게거품을 물것이 훤하다.


이러쿵 저러쿵을 당연한 소비자의 니즈라 착각하지 말아라. 그건 그것을 준비한 이를 무시하는 처사임을 알아야 한다. 당신이 준비한 한 끼에 대해 이 반찬은 익힘을 더해야 하고 저것은 소금을 더 넣어야 하며 이것은 조리 순서가 엉망이란 소리를 매 끼니마다 들어야 한다 생각하면 이해가 될까 싶다.


경우 없는 짓거리를 권리라 착각하는 민폐 똥멍충이들에게 듣는 귀가 있을 리 없음을 알면서도 답답함에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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