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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l 23. 2024

미래의 진상

어처구니가 없다.

"누가 자기 가방에 있던 지갑에서 돈을 훔쳐갔다."


교과서는 방학 직전 폐지로 모두 버렸다. 진도는 이미 마친 상태라 짧은 안전교육과 방학 안내 이후 고전 명작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과자를 먹게 했다.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앉아있었으면서 누군가 돈을 훔쳐갔다 흥분을 하니 이해가 안 갔다. 훔쳐갈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라고 난리 치는 아이에게 말하고는 혹시 집에 있을지 모르니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라 했다.


아이들을 하교시키고는 교감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잠깐 교무실에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한다. 뒤늦게 학급 메신저를 보고는 상황을 간파했다.


돈을 훔쳐갔다 주장하는 아이 엄마는 항의성 문자를 보냈고 할아버지란 자는 이미 교무실을 한바탕 뒤집어 놓고 갔다 한다.


아이는 집에 전화하라 했더니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 전달하고 흥분한 엄마는 또 자기 아버지란 자에게 전달했나 보다.


교감에게 전화 통화로 정황과 전달한 이야기를 전달은 했으나 일이 어찌 진행될는지는 모르겠다. 웃기는 사실은 아이가 훔쳐갔다고 주장하는 돈과 엄마란 자가 지갑에 넣어주었다는 금액조차도 다르다.


아이가 잃어버린 돈까지도 교사인 내가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 돈 관리는 자신들의 자녀 몫임도 망각한 진상 짓거리에 기분이 더럽다. 아마도 이들은 내가 교사가 아닌 자신들의 집사쯤으로 보이지 싶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다.


진상 노인이 진상 부모를 길렀고 그들의 자녀 역시 미래의 진상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개진상들 정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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