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고 싶은 여성 창업가의 세계 #1. 빅크 김미희 CEO
스여일삶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지도 벌써 2년 째. 누구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스타트업 업계에도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때 스여일삶이 만난 여성 창업가·스타트업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스여일삶 멤버들이 직접 뽑은 ‘다시 만나고 싶은 여성 창업가의 세계-다.만.세’의 스페셜 인터뷰이를 공개합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2020년 7월, ‘워킹맘의 리더십엔 차별화된 무언가가 확실히 있어요’라는 주제로 인터뷰 한 전 튜터링, 현 빅크 CEO 김미희 대표님입니다.
빅크는 작년 말 네이버,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유수의 투자 기관과 엔젤 투자자로부터 4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계의 괴물 신인’인데요. 인자한 미소와 그렇지 못한 기세로 끊임 없이 사업을 이끄는 연쇄창업가, 김미희 대표 님에게 프로창업가로서의 철학과 고민, 동력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Q. 엑싯 이후 창업한 회사가 첫 투자부터 큰 금액을 받았습니다. 제가 만약 대표님이라면, 솔직히 엄청 짜릿할 것 같아요. 절대적으로 어려운 영역인 스타트업 창업을, 그것도 연쇄적으로 이끌어가고 계신 것이 그저 대단합니다. 일단 대표님의 야망(!)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사실 그 부분이 이성적으로 잘 해석이 안 돼요. 가장 비슷한 비유를 들자면 첫 아이를 낳아본 엄마가 첫 출산 때와 아이 키우는 과정 힘든 거 싹 다 까먹고 그때의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기억만 남아서 둘째를 낳곤 하잖아요. 그런 느낌 같아요.
첫 스타트업 창업이었던 튜터링은 고성장 중에 다소 일찍 M&A를 결정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컸어요. 그래서 두 번째 창업은 진짜 실전처럼 더 크게 잘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어요. 경기장의 룰을 이제야 막 배운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제 막 1루를 밟아보고선 ‘이제야 조금 준비된 것이 아닐까’, ‘이제는 홈런을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더 근원적으로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한 번뿐인 삶인데,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임팩트를 주고 떠나고 싶은, 우주의 작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야망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크게 선한 임팩트를 주는 방법은 스타트업입니다. 큰 관점에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저와 가장 잘 맞는다고 느껴요.
다행히 창업과 동시에 너무 좋은 크루들과 뜻을 함께 모아 시작하게 되었고, 제가 평소 존경하던 분들과 투자사를 통해 시드 자금을 확보하였고, 두 번 째 출발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Q.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쓰신 글 중 ‘페인포인트(pain point)에 집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빅크 창업 과정에서 찾아낸 페인포인트는 무엇이었는지, 빅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전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접하며 크리에이터의 고충을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크리에이터는 대부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트래픽을 활용해 광고 수익을 내 거나, PPL 등 직접 광고 콘텐츠를 창작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들의 창작 활동의 고통과 무게감 대비 수익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특히 높은 퀄리티와 독창적인 IP를 가진 수많은 창작자, 아티스트, 작가, 오피니언 리더가 매스 트래픽( Mass traffic·불특정 다수의 유입)을 가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요.
하지만 롱테일*('Long Tail Theory-롱테일 법칙'에서 전체의 80%인 ‘사소한 다수’를 칭함)에 있는 수많은 창작자가 퀄리티 있는 주제와 전문성, IP를 갖고 있다면 유튜브나 인스타의 조회 수는 낮을지언정 일정 규모 로열 팬덤을 지니고 있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팬·독자들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정기적인 수입을 낼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빅크(빅크는 빅크리에이터, 빅크리에이티브의 약자입니다.)’ 가 탄생했습니다.
빅크는 자체 개발한 빅크 스튜디오를 통해 유료 라이브 이벤트를 쉽게 오픈할 수 있어요. 팬 미팅부터 지식 컨퍼런스 같은 방송형 라이브, 1:1 멘토링, 북클럽과 같은 화상형 라이브까지 다양한 형태로 티켓을 만드실 수 있고요. 창작자 각자의 브랜드 홈페이지를 개성있게 꾸미고 커뮤니티 및 멤버십 기능을 추가 제공하여 팬들이 이벤트 후에도 계속 머물 수 있는 팬덤 케어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저희 빅크 스튜디오는 지난해 말 클로즈트베타 오픈을 했고 현재 런칭 라인업으로 월드클래스 댄서 아이키를 시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이슬아, 임홍택, 웹툰/드로잉 작가 이윤희, 윤예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유튜버 아는변호사, 커리어엑셀러레이터 김나이 님, 캠핑맨, 저널리스트 이윤희(썸원) 님, 커뮤니티 머니랩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도 빅크 스튜디오 베타 버전을 활용해 자신만의 브랜드 페이지 및 온라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슬로건이 ‘1,000만 조회를 넘어 1,000명의 서포터즈를 만드세요' 인데요, 창작자분들이 크리에이티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무엇보다 팬·독자와 쉽게 소통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만드는데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Q. 엄청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그만큼 개인으로서도 많은 변화와 성장을 겪을 것 같은데요. 문득 대표님은 어떤 고민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그 고민은 첫 번째 창업 당시 했던 것과 많이 다른가요? 혹은 비슷한가요?
첫 창업과 똑같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할 사람들에 대해 고민하며 보내요. 제가 하는 크리에이터 플랫폼 사업도 그렇고, 스타트업 팀 빌딩에서도 같은 고민인데요. 어떻게 하면 ‘Right person’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것인지 고민해요.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충분해야 하고 그 동기 부여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소속된 사업의 성장, 개인 커리어의 성장이 될 수도 있고 외재 요인인 연봉과 같은 여러 조건이 될 수도 있겠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인데, 기본적으로 회사와 나 스스로가 충분히 성장 & 성공하고 있다면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렇다면 그 성장을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의 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하죠. 시장이 충분히 크고 폭발적인지,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검증할지, 그 시장에서 우리만의 제품을 창조하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넘버원 플레이가 가능한 팀인지를요. 돌고 도는 고민이지만 계속 이슈라고 생각하는 지점을 쪼개면서 기록하고, 또 해결하곤 합니다.
Q. 연쇄창업을 준비하는 창업가가 놓치면 안 되는 3가지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보통 창업에서 시장, 팀, 자본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본질적으로 창업을 시작한 후로는 자기 자신과의 멘탈 싸움이 가장 큰 것 같아요. 24시간 숨 쉬는 시간 내내 결정과 고민의 반복이죠. 그걸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니까 결국 자신만의 관점과 기준이 명확할수록 더 쉬워지는 게 아닐까요.
즉, 시장도 중요하지만 내가 시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중요합니다. 특히 투자가 몰리는 마켓 트렌드에 방향성도 맞아야 하겠지만, 결국 내가 잘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해요. 어떤 기준으로 내가 이 시장을 선택하고 바라보고 이 마라톤을 시작할 것인지를요.
팀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예요. 딥테크 스타트업이면 전문가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서비스 운영 역량이 필요한 BM이라면 팀 구조나 팀에 있는 성향이 달라질 거예요, 우리 사업에 맞는 팀원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기준과 원칙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R&D 원천기술이 차별점이 아니라 우리 팀 운영 방식이 차별화 포인트가 되어서 그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만들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BM의 핵심이 되는 그 팀과 프로세스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지겠죠.
마지막으로는 자본인데, 저는 시작하는 데 있어서 재무 차원의 자본금과 함께 팀, 특히 대표님 자신의 경력과 경험치 또한 중요한 캐피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졸업 후 바로 하는 창업보다는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스타트업 또는 일반 회사에서라도 경험을 쌓고 시작한다면 조금 더 수월할 것이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5. 이전 인터뷰(튜터링)에서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만드는 건 결국 팀이라고 하셨는데요. 빅크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나요? (사업군 특성상 이전 사업과 비교했을 때 젊은 구성원이 많을 것 같아요. 현재 채용 중인 자리도 있을까요?)
빅크는 사실 아직 반년 갓 넘은 초기 스타트업이에요. 크리에이터 테크 스타트업으로 테크가 강조되어서인지 시작과 함께 20년 차의 엄청난 기술 역량을 지닌 CTO 님과 인성이 뛰어난 좋은 R&D 크루 분들이 함께하게 되었어요. 현재까지도 팀의 70%가 제품 개발, 기획, 디자이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 인원에서 절반 정도가 시니어 또는 경력직이고 젊은 주니어 인재분들이 나머지 절반 정도 된답니다.
잠깐 채용 홍보를 하자면, 현재는 비개발 부문의 특히 콘텐츠 PM과 마케팅 인재분들을 많이 모시고 있어요. 마케팅 총괄, 인사/경영지원 총괄, 재무 총괄(CFO) 리더도 모시고 있고요.
저희 팀은 아래 특징을 가진 분이 모여 있고, 앞으로도 그런 분들을 모시고 싶어요! 혹시 주변에서 발견하신다면 꼭! 주저 없이 지원 & 추천 부탁드립니다.
첫째, 동기가 풀가동된 셀프 스타터 - 꿈과 열정이 큰 사람, 장기적이고 원대한 꿈과 솟구치는 큰 열정을 가진 분
둘째, 전문가를 넘어서 오지라퍼 - 포용력과 공감력이 큰 사람, 나와 다른 아이디어와 다양한 사람들을 포옹할 수 있는 분
셋째, 러닝 커브가 가파른 런닝맨 - 러닝 커브가 큰 사람,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 역량과 빠른 흡수력을 가진 분
넷째, 통찰력 넘치는 Why맨 - 호기심이 넘치고 말 그릇과 유연성이 큰 사람, 경청에 능하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지닌 분
다섯째, 오뚝이형 개척자 - 빠른 실패를 지향하시는 분, 계속되는 실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분
Q. 그 외에 스여일삶 멤버들에게 알리고 싶은 근황/홍보가 있다면?
빅크 크리에이터분들의 클럽 이벤트를 먼저 말씀드리면, 아이키 님의 첫 팬미팅을 2월 15일에 온라인으로 진행하였고요. 3월에는 아이키의 댄스 클래스와 고민 상담소가 오픈할 예정이고요.
특히 스여일삶에 추천드리고 싶은 클럽은 요즘 솔직한 연애, 결혼, 이혼 이야기로 가장 핫하신 아는변호사 님(26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십니다)의 연애와 결혼 노하우에 대한 클럽이에요. 저도 결혼 전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해 재테크와 시간 관리에 관심이 많은 스여일삶 멤버들을 위해 머니랩 커뮤니티의 ‘폭락 장에도 바위 같은 투자 마인드 셋' 이라는 투자 클래스와 IT업계에서 가장 핫한 지그재그 PO 도그냥님의 ‘시간 관리 온라인 워크숍' 도 추천해드립니다! 2월 중순에 마감하는 세션이니 빅크 라이브에서 예매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인터뷰 진행, 편집 - 김지영, 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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