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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교도서관 Aug 26. 2023

중1 아들의 첫 교제와 결별에 대처하는 엄마의 자세 2

2편 고백공격



아들 "엄마 근데 걔한테 뭐라고 말해?


나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


아들 "어떻게?"


나 "너의 지금 기분이 어떤데?"


아들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걔가 계속 내 주위를 맴돌면서 물어보니까 신경이 쓰이더라 

        근데.... 나도 모르게... 지금은 걔가 좋아"



나  "그렇게 말하면 되겠네 ^^"



아들  "아! 근데... 만약에.... 내가 걔한테 네가 좋다고 말했는데.... 

         진짜로 내가 누구 좋아하는지 궁금만 한 거면 어떡하지? 나 쪽팔려서 학교 어떻게 다녀...               

         내 고백 공격으로 걔가 도망 전학을 갈래도 방학까지 세 달이나 남았는데! 

         내가 도망전학을 가던가 "



나 (고민한 후)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만약 너한테 관심이 없다면

    거금 5천 원짜리 하겐다즈 만큼의 궁금할 일은 아닌 거 같아!"



아들 "아! 그렇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에 살고있다)



나  "먼저 걔한테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실은 <너야>라고 말해보는 거야 

     (이 말을 듣고 아들은 몸을 배배꼬며 물 밖에 나온 오징어가 됐다 얼굴말고 몸이)

     그때 그 애가 표정이 안 좋으면,

     <뻥이야~> 하면서 웃으며 넘어가서 위기를 모면하고! 

     <너야>라고 말했을 때 걔 표정이 수줍어하거나 부끄러워하며 웃으면 오늘부터 1일인 거지" 



아들 "어후 ~~ 엄마 천재 같아"





다음날 아침, 아들은 스스로 알람에 맞춰 일어나 평소보다 삼십 분이나 일찍 목욕재계를 하였다 

나는 버석거리는 눈으로 일어나 

미용실에서 파마한 날처럼 완벽했던 가르마 파마를 재현하기 위해 

원기옥을 꺼내 아들의 머리 스타일을 구현해 냈고, 

다시 차은우를 98.5% 닮아진 아들은 

결연한 얼굴로 등굣길에 올랐다







나는 도자기 장인이 1000°C의 온도에서 구워질 가마 속 청화백자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아들의 하교를 기다렸다

하루종일 내 심장이 두 근 반 세 근 반 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나 "어떻게? 담임선생님께 전학 간다고 전화드려야 해?"




아들이 배시시 웃었다

그 수줍은 웃음이 대답을 대신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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