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는 무심하게 사랑해야 해!
아니 이건 또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자기는 연애 중인 여자 친구에게 무심한가. 아들은 나에게 사랑 한 번 못 해 본 사람 취급하듯 훈계 아닌 훈계를 한다. 2021년 7월 여름, 여름이 존재를 알고 우리 집에 파충류, 도마뱀이 웬 말이냐며 거품을 물었다. 하지만 차마 다시 가져온 곳으로 데려다 주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내가 아무리 파충류를 싫어한다고 해도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름이는 우리 집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니지 않고 여름이 집 안에서만 산다고 했다. 그럼 괜찮을 것 같았다. 나의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고, 강아지처럼 달려와 나에게 매달리지도 않을테니 말이다. 더구나 아들 방 어디 한 곳에 작은 집이 놓여있을테니 나와는 무관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들 말처럼 여름이는 우리 집 어디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집 안에서만 지냈다. 아들이 하루에 한 번씩 잠깐 손에 올려놓으면 조르르 팔을 타고 어깨로 올라가거나, 일주일에 두어 번 콩알만큼의 밥을 먹는 게 고작이었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내 옆에 먼저 오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상대가 나에게 무심하면 무심할수록 그에게 눈길이 가는 건 사랑의 공식인가. 여름이가 나에게 아무 관심이 없을수록 나는 여름이가 궁금했다. 몸무게라고는 겨우 2g 정도 되는 태어난 지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여름이를 보기위해 아들 방을 들락거리는 내가 그곳에 있었다.
여름이를 만지지는 못했지만 온전히 쳐다볼 수 있게 되었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여름이는 귀여웠다. 눈썹을 다 내리깔고 잠을 자면 잠을 자는대로 예뻤고, 생각하는 로댕처럼 케이지 벽에 붙어 하루종일 물구나무 자세를 하고 있으면 피가 거꾸로 솟지 않을까 싶은 염려(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가 되었다. 사랑은 이유없는 끌림이었다. 내가 왜 여름이한테로 향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여름이 존재에 경기를 일으켰던 사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아들 방을 들락거렸다. 그렇게 나는 아들의 방 문턱이 닳을 정도로 여름이를 보기 위해 들락거렸다. 방을 들락거리며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음을 알았나보다. 여름이가 자면 깨우고 싶어 "여름아", "여름아"라며 부르고, 돌아다니면 그 모습에 즐거워 여름이 집을 툭툭 두드리기도 했으니.
아들의 말은 비수였다. 무심하게 사랑하라니. 사랑하는데 어떻게 무심할 수 있단 말인가. 여름이가 뭘 하나 궁금하고 보지 않으면 보고 싶은데. 사랑은 참 오묘하다. 고장 난 브레이크처럼 마음이 제어되지 않는 걸 보면. 그래 너 잘났다,라고 생각하며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아니 가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아들의 말은 맞다. 때로 사랑은 무심함이 필요하다. 사랑하면 사랑할 수록 적당한 거리,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적당한 거리는 상대와 관계를 더 좋게 한다. 오늘도 나는 배우는 중이다, 사랑!
사랑, 잘할 수 있을까?
볏도마뱀붙이(Correlophus ciliatus)-크레스티드 게코(crested gecko)
볏도마뱀붙이(Correlophus ciliatus)는 크레스티드 게코(crested gecko)라고 불리며, 뉴칼레도니아 남부에 자생하는 도마뱀붙이의 한 종이다. 1866년 프랑스 동물학자 알폰스 귀슈누(en:Alphone Guichenot)가 발견했으며, 학명 또한 이 사람이 지었다. ciliatus는 cilia ("앞머리", "속눈썹")에서 유래한 라틴어 단어이며 속눈썹을 닮은 눈 주위의 피부의 볏을 나타낸다.
이 도마뱀붙이의 제일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눈 위의 속눈썹을 크게 닮은 돌기다. 크레(국내에서는 줄여서 크레라 부른다)는 쐐기 모양 머리의 '속눈썹'에서부터 꼬리의 밑동에 이르기까지 척추 양 옆에 연달아 이어지는 돌기들이 있다. 별명도 속눈썹 도마뱀붙이이다.
크레는 야행성이며 눈꺼풀이 없기 때문에 눈에 수분을 공급하고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기다란 혀로 눈을 핥는다.
크레는 다른 몇몇 도마뱀붙이와 달리 한 번 잘린 꼬리는 재생하지 않지만, 꼬리가 없다고 문제를 겪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