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은 달 Aug 25. 2023

신라면에 소시지

라면물 끓어오르고 비엔나소시지 6알과 콩나물을 투척하고 보니 집에 비빔면밖에 없잖아. 3초 정도 고민하다 슬리퍼를 끌고 집을 나서 적당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집 앞 편의점에서 신라면 하나 사들고 집에 돌아오니, 사이키조명이 돌아가고 있는 거실. 초현실 같은 그곳에 겨울왕국 벨벳드레스를 입은 5살 여자아이와 등판이 없는 홀터넥 반짝이드레스를 입은 8살 아이의 춤이 흘로 나오고 있고.



내내 끓어오르다 지풀에 졸아든 라면물에 수돗물을 추가하고 냉동실에서 미니오징어를 꺼내 흐르는 물에 씻다가 또다시 떠오른 후쿠시마 오염수방출날. 내생에 마지막 오징어가 되려나. 내일이구나. 24일 오후 1시. 정말? 믿기지가 않네. 삼중수소는 바닷물을 따라 어디로 어떻게. 훗날 역사책에 나오는 날이 되지 않기를. 훗날이 있다면.


무기력하게 라면은 잘도 넘어간다.


작가의 이전글 태풍. - 황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