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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왑 Jan 04. 2020

헬린이의 성장기 EP. 01

헬스 입문, 그 첫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헬스장을 끊었다. PT(Personal Training)까지 같이 끊을까 고민했는데 일반 회원권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싸다. 운동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유튜브, 블로그, 어플 등 도움을 받을 만한 수단이 많으니 괜찮을 것이라 위안을 삼는다. 평소 땀 한 방울 흘리기 싫어하는 나였으니까 이제 땀을 흘리기로 마음먹은 이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엇이든 되겠지.


    가장 쉬워 보이는 운동부터 해봐야겠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고, 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지도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으니 눈에 띄지도 않을 그것. 그건 바로 “러닝머신(트레드밀).” 언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걷는 게 가장 쉬운 운동법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하다가 뛰기까지 하면 그 자체로 다이어트 완성 같아 보인다. 운동은 최소 30분이라고 했다. 30분 러닝머신 한 번 타보자.


    운동을 안 하다가 해서 그런지, 30분이 꽤나 길게 느껴진다. 러닝머신 기계가 지정해주는 속도가 있길래 그 속도에 맞춰 걷다가, 지루해질 때쯤 뛴다. 그것도 마찬가지로 러닝머신이 지정해주는 속도로 말이다. 그 후 몇 분 뛰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숨이 가쁜 것 같아서 속도를 금세 줄인다. 그래도 땀이 꽤나 난 것 같으니 만족스럽다.


    이제 다음 운동을 해야 하는데, 눈을 돌려보니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이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다 보니 살짝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운동을 오래 하신 것 같은 몸 좋으신 분들은 기다란 봉에 도넛 같이 생긴 것을 끼우시고 힘차게 하는데, 다들 비슷비슷한 자세로 하시는 걸 보니 저런 것도 운동 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니 괜히 하다가 다칠까 걱정된다. 언젠가는 나도 저런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조금 더 쉬워 보이는 기계 쪽으로 간다.


    몸 좋으신 분들이 기다란 봉으로 하는 곳과 달리, 기계 쪽은 굉장히 다채롭다. (기계뿐만 아니라 체형까지도^^) 물론 고수분들도 많이 있지만, 나 같은 초보자들도 이리저리 용을 쓰며 해보는 느낌이 든다. 이유 모를 편안함과 안심이 생긴다. 대충 봐도 기계들은 하는 방법이 간단해 보인다. 또 내 몸을 지탱해주는 느낌이 있어하다가 다칠 것 같지도 않다. 설사 무겁더라도 그냥 놓아 버리면 그만인 것 같다. 무게 설정도 좌석 같은 것으로 착착해버리는 것이니 “저쪽”보다는 여러모로 훨씬 쉬워 보인다.


    한 번 앉아서 쭉쭉 당겨보고 밀어 본다. 부하가 걸리고 자극이 온다. 정확히 어느 부위에 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육이 쓰이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운동한 지 1시간 정도만에 드디어 헬스장에서 온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쉽게 이것만 해도 근육에 자극이 걸리는데, 도대체 “저쪽”은 왜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저기서 하는 동작 대부분이 이들 기계로도 되는 것 같은데 말이다. 기다란 봉에 도넛 같은 무거운 물체를 끼고 운동하는 방식이 이해가 안 가기 시작한다. 어쨌든 나는 탄력 받은 김에, 여기 있는 기계 한 번씩은 다 해보고 가겠다 마음먹는다. 그렇게 2시간이 훌쩍 지난다.


첫날 알차게 운동한 것 같아 뿌듯함이 몰려온다. 거울 앞에서 괜히 자신감이 넘쳐난다.


"전지적 헬린이 시점"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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