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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디자이너 Sep 02. 2023

들어가 보니 발견되고 기대하게 되는 나

11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난생처음으로 경험했던 일이 있습니다.

분명 육지에서 출발했는데, 배를 타고 한참을 가니 땅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였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바다만 보이는 곳은 그때 그곳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드디어 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바다를 무서워하는 제가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것도 기적이었는데...

이제 바닷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을 거라면서요...

일행이 모두 다 들어간 순간까지도 저는 혼자 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웠거든요. 바다가...


배를 운전해 준 현지 기사분들이 그런 저를 보며 웃었습니다.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왠지 저를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자존심도 상했고, 여기까지 와서 모두가 들어간 바다를 혼자 배에서 지키고 있는 제가 한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먼저 들어간 사람들은 바닷속 풍경을 보고 감탄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너무 아름답다는 말 외에는 들을 수 있는 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말로 표현 못하는 그들이 본 바닷속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내 평생에 언제 다시 이런 곳에 와서 스노클링을 해보겠나 싶어서 결심에 결심에 결심을 했습니다.


도저히 혼자 들어갈 용기와 실력이 안돼서, 일행 중 착한 한 사람의 부축을 받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내가 물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까먹을 정도였습니다.

사진으로 찍지 못하고 눈으로만 담아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나를 알아가는 여행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마음먹고 결심하지 않으면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용기를 내고 들어가 보면 아름다운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들어가 보지 않으면 절대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나'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나를 만나기 위해 나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나의 답을 보며 나의 취향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자연을 참 좋아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인위적이고 과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디자이너인데 말이죠?

억지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성장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서 책도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에는 책을 안 좋아했는데 이상하죠? (그래서 아들들이 지금 책을 안 본다고 슬퍼하지 않으려고요)

지식이 많다는 칭찬보다 보는 눈이 있다는 말을 좋아해서, 보는 눈을 키우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일에 있어서도 사람 중심으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좋다고 인맥을 넓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넓은 관계보다 깊이 있는 관계를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보다 소수의 사람들과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시간관리를 중요하게 여길 만큼 계획적인 사람이지만, 계획을 깨고 갑자기 일을 만들어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계획을 세울 때에는 이성적이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는 창의력(갑자기 일을 만드는)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도 발견했습니다.


지인들이 바라본 저의 모습을 통해, 지인들은 저를 든든하고 의리 있는 사람으로 표현해 준 것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저를 잘 못 믿는 편인데,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신뢰를 주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를 믿어주는 것처럼, 이제는 나도 나를 더 믿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성과 이성 중 이성에 더 가까운 성향인지라 공감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공감을 잘해주고 배려를 잘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라 애쓰고 노력했는데 그것이 헛되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공감과 배려를 하는 사람이 되며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능력이 더 생긴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와 일주일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오래 고민하지 않고 적는 것을 보며, 평소에 하고 싶은 것을 자주 생각한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딱 하루만~ 딱 일주일만~ 그러면 이것하고 싶은데 하고 평소에 많이 말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반면, 돈에 대해서나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생각할 때는 쉽지 않았습니다.

돈에 대해 여유롭게 살지 못해서인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빠르게 포기했기 때문에 잘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

나에게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인색한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앞으로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내가 갖고 싶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모습을 적는 버킷리스트와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적는 시간을 통해 저는 성장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성장하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며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분명 저는 더 성장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기대됩니다.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며 미래의 저를 응원합니다.



너, 정말 기대된다! 
나는 네가 앞으로 더 성장해서 더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래서 현재를 더 열심히 살아갈 것 같고,
네가 꿈꾸는 10년 후와 미래의 시간들을 내 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널 기대하고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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