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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희 Sep 27. 2021

책을 낸 소감을 묻는다면,

독립출판 도전기

무려 책을 출간했다.


단연코 지구력이라면 어디 내놓아도 부족한 내가

책을. 그것도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글을 쓰고 편집이란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뭔 소감을 이렇게 장대하게 늘어놓느냐면 초기 기획부터 원고 집필, 표지와 내지 편집디자인에 인쇄 업체 선정과 홍보 이미지 제작까지 전부 혼자 다해냈기 때문이다. 자발적 생색이라 생각해주라. 낯간지러운 짓이라 내키진 않지만 이 정도면 자화자찬까진 아니더라도 인스타 좋아요 구걸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책의 프롤로그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원고 기한은 아직 많이 남았다. 사실 출판사를 정하지도 않았으니 살아있는 와중이나 혹 건강상에 문제로 손가락이 먼저 생을 다하기 전까지만 완고하면 된다.

<가장말고 베프가 되기로 했다> 프롤로그 중


 

헌데 결국 출판사 없이 개인 창작물로 책을 출간했다. 1인 출판으로 만들어낸 나의 '첫 독립출판물'로 상업적으로 큰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약간(?)의 겁과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변수를 만나게 될지 모르는데 앞으로의 횡보에 고정의 틀을 미리 만들어 두고 싶지 않았다. 쉽게 풀어보자면, 출판사라는 형태를 갖추기엔 나는 아직 자신이 없고 작가라고 하기엔 아직 나의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랬다는 말이다.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은 넘쳐나고 와중에,

그 와중에 나의 글은 세상에 고발하고자 하는 사회적 안건을 발설하는 내용도 아니고, 본문 하단과 뒷장에 각주와 출처 자료가 꽉꽉 채워진 연구자료도 아니다.


버킷리스트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고, 좀 더 까놓고 말하자면 '내까짓 게 무슨..' 이라는 그놈의 주제의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행위였다.


옛말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구전 명언을 들이밀면서 꼰대 소리를 듣고 싶진 않지만,

맞는 건 역시 맞는 거더라.


하면 된다.

어떤 형태든 뭐라도 해보면,

뭐라도 된다.


(고생했다 나놈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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