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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면서다 Jul 30. 2021

10년 전에 썼던 수능후기 합격수기

나무위키에는 인문계열 수석이라고 나와있는데 솔직히 아닌거같은데

10년 전에 글 잘쓰면 700만 원이었나 준다고 하여 썼던 글인데 아저씨가 돼서 다시 보니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 지도 모르고 필요 이상으로 침착해보이는 고딩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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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2010년도 입시에서 서울대학교 특기자전형으로 경영대학에 합격하였습니다. 수능에서는 표준점수 총합 707점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특히 고3 때는 홀로 고민도 많이 하고 좌절도 겪었는데, 앞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여러분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하여 수기를 적어봅니다.




1. 시작하기 앞서


합격수기에 관심을 갖고 읽는 사람들 중에는 학부모님이나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고3 학생들이 열혈독자층을 이루지요. 그런 고3 친구들에겐 아쉬운 말이지만 입시는 1년 만에 뚝딱하고 결과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수시모집이든 정시모집이든 예외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외의 경우에 주목하곤 합니다. 고3 1년 동안 불타오르게 반짝 공부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사례들이 바로 그 예외의 경우지요. 하지만 수능시험 범위는 ‘고3 때 배운 것만’이 아니고, 대학 수시모집에서 대학들이 평가하는 활동 내용은 ‘3학년 때 한 것만’이 절대 아닙니다. 수능은 고등학교 3년, 나아가 의무교육과정 때 배운 내용들을 함께 평가하는 만만치 않은 시험이기 때문에 기초가 없으면 매우 힘듭니다. 대학 수시모집에서도 학생을 평가하는 내용은 학교와 전형마다 다르기 마련이지만, 대부분 3년간의 기록을 모두 참고하기 때문에 역시 단기간에 자신에게 유리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1년만 하고 끝내버린다는 생각을 하셨으면 보통내기로는 절대 안됩니다.



이 수기를 읽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학부모님께서는 자제분에게 “죽을만큼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네 모습이 나는 좋다”고 격려해주시고,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지금 배우는 것은 충실하게 익히자. 여유를 갖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라고 마음먹고,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조바심 내지 말고 내 목표와 내게 필요한 것을 뚜렷이 생각하자. 중간에 지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며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그냥 수기를 마저 읽고 고개 한번 끄덕이면서 공부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덤덤하게 공부하는 자세가 버릇이 되면 됩니다. 죄책감에 공부를 시작한다거나, 억지로 마음을 다잡으며 하기 싫은데도 책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금슬금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학 문턱까지 가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를 대학으로 보내세요. 물론 이를 악물고 억지로 공부하는 일련의 과정을 버릇처럼 굳힌다면 역시 합격에 부쩍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공부는 어느 정도 당위감을 갖고 자연스럽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안 할 때에는 자신을 닦달해도 좋고


이왕 닦달할거면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하세요


어떻게 자연스럽게 공부를 해야 합니까? 그건 동기를 가지면 됩니다.


동기는 학생 본인이 찾아야 합니다.




2. 수시 합격을 향한 문워크


수시에도 대학마다 수많은 전형이 있고, 전형마다 요구하는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이 다릅니다. 그러나 학생부성적의 반영비율이 큰 전형은 거의 내신 성적 순서대로 합격이 결정되고, 최근 주목받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주로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경험한 특기자전형에도 입학사정관제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중없고 알기 힘든 전형’으로 생각되어 소위 ‘카오스’라고도 불리기까지 하니까요.



㉮ ‘스펙’을 쌓으려면 지원학과의 전공과 관련되게


미대 교수님 앞에서 자신의 탭댄스 실력을 자랑하지 마세요. 경영학과 교수님 앞에서 불어로 시를 읊지 마세요.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일찍 구체적인 장래희망과 진로계획을 세워서 입시에 임하라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자신이 장차 하고자 하는 일에 열의를 보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싫어할 교수님이 계실까요? 저는 경영학과에 지원하려고 학교 경제 공부 외에도 혼자서 경제 신문을 읽기도 했고 각종 경제, 금융, 증권 관련 경시대회에 활발하게 참여했습니다. 경제 이해력 시험에 응시하기도 했고, 온라인 금융교육 프로그램과 모의투자대회에 참여하기도 했지요. 이것이 분명히 수시모집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믿습니다. ‘스펙’은 초점을 잘 맞추어 세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나’를 보여줘


공장에서 찍어 낸듯한 토플과 토익, 텝스 등의 어학성적, AP 성적과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이 한 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에는 학생 각자가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이 아쉽습니다. 꼭 남들이 하는 것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신문방송학과가 가고 싶다면 스스로 방송 모니터링을 하거나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서 글을 쓰는 활동을 해도 좋고, 정치학과에 가고 싶다면 국가 권력기관 견학을 다니면서 보고서를 써도 좋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남들이 하지 않는 의미있는 활동을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추어 해보는 것은 대학이 ‘나’를 선발하도록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중학교 때 경영학과에 가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때부터 각종 상금 및 세뱃돈을 모아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투자일지를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5년간 투자일지를 작성하여 경영학과 특기자 모집 지원시에 서류로 제출했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공부한 금융 및 경제상황 인식은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그리고 수능 공부와 병행하기엔 좀 버거웠던 기본적인 증권투자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똑같이 한 학생이 같은 모집단위 안에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합격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은 수도 없이 많고, 여러분은 모집단위 내에서 얼마든지 ‘주목할 만한 학생’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 열쇠는 여러분이 쥐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창조해낼 수 있습니다. 정돈된 긴 줄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법은 스스로 한 걸음 내딛는 방법뿐입니다.



㉰ 능구렁이처럼 수시와 정시 함께 가기


수시는 수시 따로, 정시는 정시 따로 준비하는 것이 너무 벅차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꼭 따로따로 구분지어서 준비해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합쳐서 준비하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저는 이번 수능에서 경제 과목 50점을 받았습니다. 수시모집을 대비하며 경제 관련 이해력시험과 경시대회, 인증시험을 공부했던 것이 사회탐구 과목 중 가장 어려웠던 경제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 데에 도움이 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애를 먹었던 국사 과목도 47점으로 선방했는데, 이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텝스 등의 어학 시험공부를 했던 것이 수능 외국어영역 고득점을 맞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 수학 경시대회에 간간히 참여했던 것 역시 수리영역 고득점 획득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수능영역과 非수능영역이 나뉘어있지 않은 이상 모든 것을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시 준비를 할 때에도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 준비하고, 이것이 훗날 수능이라는 한 방 싸움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꼼꼼히 하다보면 수시도, 정시도 모두 승리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능구렁이처럼 수시와 정시를 구분하지 않고 학습하는 것이 바로 합격을 향한 문워크이며 무빙워크입니다.



㉱ 내신 버리지 마요


수능은 하루에 끝나지만 학교 시험은 3년 동안 12번을 봅니다. 학교 간, 지역 간 학력 차이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12번의 시험 성적은 절대 무의미한 것이 될 수가 없지요. 수시모집에서는 어떤 대학이든 지원자의 학교성적을 참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신을 꼼꼼히 준비하다보면 분명히 수능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수능에서 주로 물어보는 것은 고등학교 교과과정 내에서 배운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 기회비용이 큽니다. 다만 문제가 너무 이상하고 준비하기가 벅차며 내가 가고자 하는 대학이 내신에 비중을 덜 둔다 싶으면, 적당히 하세요. 필요에 따라 하시되 절대 포기하시지는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길게, 기이이이이이일게


활동의 지속성은 지원자의 열의와 성실함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간헐적으로 시간 채우기식으로 한 것과, 진지하게 한 장소에서 뭔가를 이루어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득하게 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관심분야에 대한 공부도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공부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바로 대학이 원하는 지원자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래서 봉사활동이든, 학습활동이든, 아니면 기타 동아리 활동이든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봉사활동은 한 주제있는 활동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청소년 유해환경 차단 역할을 하는 동아리 봉사활동을 1년 반 동안 했고, 부회장 활동도 했으며,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께 추천서를 받았습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다는 것은 단발성 이벤트식 ‘스펙’보다 훨씬 주목받는 나의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드리는 조언입니다. 꼭 이대로 해야 하냐구요? 그건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그러나 방향을 잡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드리는 팁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반드시 명심하셔야 할 점은, 대학이 원하는 합격자의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고 애쓰고 스스로 고민해보는 지원자의 모습 자체가,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선발하고 싶은 지원자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도전하세요. 자신도 모르게 합격에 가까워집니다.




3. 정시 합격을 향한 질주



㉮ 과목 시간 안배


많은 학생들이 과목 시간 안배에 실패하곤 합니다. 한 과목에 올인하는 모험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마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언수외탐을 모두 공부해야 합니다. 언어에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서 ‘언어의 신’이 되고, 수능 출제위원만큼의 관록을 지니게 되었다고 해도 나머지 과목을 잘 못보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적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이 때 자신이 더 올려야 하는 과목에 무게를 더 두되, 전체 학습 균형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수리영역이 많이 약했기 때문에 언수외탐(국사)탐탐탐 비중을 1:4:1:2:1:1:1 로 했습니다.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어떤 과목이든지 손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모의고사는 진짜 또 나와


평가원 모의고사를 주목하라는 강사님들의 말은 신뢰하셔야 합니다. 정말 나왔던 문제가 슬쩍 바뀌어서 또 나옵니다. 기출문제를 무작정 풀기보다는 그 내용을 받아들이고 생각해가면서 분석하십시오. 분석하는 것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으셔서 대부분의 평가원 모의고사는 이미 분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 보기 전에는 7차 교육과정 평가원 문제는 빠짐없이 맛보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 과목별 팁


공부 방법이나 과목 내용은 상세하게 잘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교수법이나 강의 노하우, 개념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 10학번의 신입생이 오랜 경력의 각 과목 강사님들을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학생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수능 과목별 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언어]


- 감으로 풀면 안 됩니다. 점수 기복이 심하고 한 순간에 점수가 폭락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언어는 논리력 싸움입니다. 왜 답이 되는지 스스로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면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 시간 조절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9월 평가원부터는 반드시 시간 맞춰서 푸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 문제는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문제 읽을 시간까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 저는 듣기, 쓰기, 비문학, 문학 순서로 풀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알려줬더니 다들 이 방법이 좋다면서 이렇게 풀더군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문학이 헷갈려서 시간소모가 많은 분들은 아마 이 방법이 가장 좋을 겁니다. 3학년 6월 모의고사 이후 이 방법을 선택했고 성적은 계속 올랐습니다.


- 마킹도 이 순서대로 파트별로 하시면 한 파트 끝날 때마다 한 숨 돌리고 다시 집중하기 좋습니다.


- 시가 문제 풀 때는 문제를 먼저 봅니다. 문제는 개별적인 것(ex. [가]시에 대한 내용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을 먼저 풀고, 묶어서 묻는 것(ex. [가], [나], [다]의 공통점으로 알맞은 것?)을 나중에 풉니다.


- 답은 자꾸 고치지 마세요. 웬만하면 처음 답으로 갑시다. 자세한 내용은 말콤 글래드웰의 Blink를 참고하세요.


- 양치기(무조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는 자폭입니다.


- 오답노트는 안 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평가원 문제를 풀고 또 풀고 또 풀고 하셔야 합니다.


- 문제에서 묻고 있는 내용을 한 단어로 정의해보는 연습을 많이 했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리]


- 식을 깔끔히 적는 것은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시간을 남겨서 검산을 여러 번 할 수 있게 되면 실수로 날리는 점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암산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깨어있는 머리로 꼼꼼하게 암산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다만 대부분 급한 마음에 틀리는 경우가 많을 뿐입니다.


- 막히는 문제는 붙잡고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못 풀었다고 해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계속 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시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가 나중에 돌아오시면 거짓말처럼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도 안 풀릴 때는 문제를 다시 읽어 보세요. 모든 조건은 문제에 있습니다. 혹시 잘못 본 것은 없나 다시 확인하세요.


-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개념이 전부입니다. 개념도 완벽하고 문제도 많이 푼 것 같은데 만족할 만한 점수가 안 나온다면 다시 개념을 점검하세요. 심화해서.


- 양치기(무조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는 자폭입니다.


- 무엇을 물어보는 문제인지 생각하고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 오답노트는 되도록 평가원 모의고사 또는 교육청 모의고사 문제만 만들 것을 권합니다. 다시 볼 자신이 없으면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저는 만들어 놓고 결국 보지 못했습니다.)



[외국어]


-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 계속 나온다고 해서 손을 놓으시는 건 모험입니다.


- 어휘력이 뒷받침되어야 점수가 쭉쭉 오릅니다.


- 강사님들이 점수를 쑥쑥 올려주십니다. 믿고 따라갑시다.



[사회탐구]


- 인강의 효과가 아주 큰 과목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메가스터디 강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정말 복습을 안 하면 거짓말처럼 많이 까먹습니다.


- 강사님들이 시키는 대로 하시는 것이 점수 올리기에 가장 수월합니다.


- 양치기는 자폭까지는 아니라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약한 부분의 개념을 보충하는 공부방식이 효과가 큽니다.


- 과목을 자꾸 바꾸지 마세요. 그래도 오래 공부하면 점수가 잘 나옵니다.


- 국사에 함부로 도전하지 마세요. 주변에서 후회한 친구만 10명은 본 것 같습니다.


- 여태까지 수능을 보면 역사 과목은 공부하기가 편한 대신에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안타깝게 나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 난이도가 높아진 경제는 오래 해도 끝까지 애먹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안되겠다 싶으면 무리해서 경제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 여름방학 때만 공부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가 정말 힘드니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제2외국어]


- 제도의 수정이나 대학의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보통 인문계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권할 만한 과목은 아랍어입니다.


-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특목고 학생들도 아랍어 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 서울대학교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명심하세요. 제2외국어가 사탐 한 개보다 오히려 비중이 조금 더 크고, 망치면 매우 타격이 큽니다.




㉱ 최고의 수능을 위해!


수능은 딱 하루에 끝나는 시험이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수능은 학생 대부분에게 지금까지 치러왔던 어떤 시험보다도 영향력이 큰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당일 컨디션 조절이나 순간의 선택을 잘못해서 시험을 망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수능 당일 최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험생이 버려야 할, 또는 길러야 할 습관과 수험생 컨디션 조절 방법에 대한 칼럼이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1년 내내 넘쳐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내용 중에서 제게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몇 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으로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잠]


수능 전날, 혹은 모의고사 전날에 잠을 설치는 수험생은 반드시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평소에 잠을 곧잘 설치는 학생은 수능 전날에도 편히 잠들기는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제 경우에도 수능 전 2주 동안 12시 취침, 6시 기상 습관을 들여놨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전날에 9시에 자리에 누워 계속 잠들지 못했습니다. 잠 못들 때를 대비해 사놓았던 수면유도제를 먹고 나서 바로 잠이 들었고, 다음날 별 문제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수능 시간에 맞춰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잠을 자기가 수월합니다. 잠을 설칠 때를 대비해 깬 후에 졸음현상이 없는 수면유도제를 의사 상담 후에 처방을 받아서 구비해놓는다면 더욱 안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면유도제를 수능 전날에 처음 먹는 일은 없도록 그 전에 수차례 시험복용 해보고, 다음날에 졸리고 나른함이 없는지 확실히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자신만의 ‘곧장 잠드는 비법’을 만들거나 잠드는 연습을 해놓는 것이 수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음악]


자신이 집중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없다면 공부하면서 음악을 듣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시끄러운 음악을 항상 듣고 있다 보면 시험을 보다가 머릿속에서 소리가 맴도는 현상을 겪기 쉽습니다. ‘설마 수능을 보는데 평소에 문제 풀면서 음악을 좀 들었다고 그렇게 될까’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제가 모의고사를 볼 때 항상 겪었던 일입니다. 그래서 전 고3 여름방학 이후 음악을 들으면서 문제 푸는 습관을 고쳤고, 9월 모의고사부터는 웅웅대는 음악소리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명심하세요! 수능은 이른 아침부터 밖이 컴컴해질 때까지 종일 보는 시험입니다. 그 동안 수험생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오만 가지 잡스런 생각이나 환상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킹]


마킹은 실력입니다! 저는 여름방학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 모의고사에서 하나씩 마킹 실수를 했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나서도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거의 한 달을 불안하게 보냈습니다. 수리영역 한 문제 마킹을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마킹을 모두 제대로 했지만, 제 주변에는 언어영역에서 5문제나 더 틀리게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재수하게 된 친구도 있었습니다. 마킹 실수를 곧잘 하는 학생들은 절대로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마킹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수능은 시험지를 보고 채점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저는 언어영역을 한꺼번에 풀고 마킹도 한꺼번에 하다가 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파트별로 풀고(듣기-쓰기-비문학-문학 순서) 한 파트마다 마킹하는 방법을 뒤늦게 택했습니다. 번호를 똑바로 확인하고 마킹하기에 그 이후로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꼭 이런 방법이 아니라도 반드시 마킹을 똑바로 할 만한 자신만의 법칙이나 습관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정확한 마킹을 절대수호하세요!



[당일 트러블]


수능 당일 수험생의 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 경우에는 두통이 심했습니다. 마침 가지고 갔던 두통약을 한 알 먹고 나서 그럭저럭 시험에 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뜻밖의 몸 상태 악화를 대비해 진통제나 설사약, 두통약 등을 꼭 챙기셔야 합니다.



[비 쿨! 쏘 쿨!]


제가 고등학교 3년간 수능을 준비하고 또 시험을 치르면서 느꼈던 것은, 수능은 쿨한 마음으로 승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수능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저도 3년간 무수한 모의고사와 학력평가를 치르면서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마지막 수능에서는 정말 쿨해지자고 마음먹고 흘러가는 대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모르는 문제는 붙잡지 않았고, 이미 끝난 지난 영역의 시험에 집착하지도 않았으며, 친구들과 답 맞춰보는 데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에게 주어진 문제만을 집중해서 묵묵히 풀어나갔습니다. 3년 동안 제일 쿨하게 본 시험이었습니다. 물론 수능 때까지 막판 스퍼트를 올려서 타이트하게 공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3년 동안 본 시험 중에서 총점 490점을 넘긴 시험은 수능이 유일했습니다.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는 단어이지만 ‘쿨함’은 수능 시간 관리와 집중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부담을 떨쳐버리면 머리는 더 가벼워집니다.




4. 수험생 모두에게


합격을 향해 달려나가는 노력하는 수험생 모두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꼭 명심하셨으면 하는 것들입니다.



㉮잠은 꼭 충분히


자면서 기억이 정리되기 때문에 ‘공부할 때에는 충분한 수면은 필수’라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맞습니다. 저도 정말 급하다 싶을 때에는 잠을 줄여가면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눈이 빨개지도록 졸음을 참으면서 공부해도 대개는 보잘것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잠을 충분히 자고 또렷한 정신으로 공부한 내용은 수능이 끝나고 입시가 끝나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최소 6시간은 주무세요. 사람마다 수면시간은 다르니까, 충분히 자야 공부가 된다는 사람은 몇 시간 더 자도 됩니다. 깨어있는 시간에 공부하면 됩니다. 내게 꼭 필요한 수면시간을 줄인 만큼 머릿속에서 공부했던 내용이 날아가 버린다는 생각으로 몸과 머리에게 쉴 시간을 주세요.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세요


공부 잘하는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어리석은 짓은 마세요. 하루에 3시간만 공부해도 꾸준히 반 1등을 하는 겉보기에 천재같은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한숨 쉬지 마세요. 우리는 태어날 때 전부 다르게 태어났고 살아온 과정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다만 비교해야 할 것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 미래의 자신의 모습입니다. 저는 친구와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린 후에 정말 편하게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대신 예전의 나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면 그건 지금의 내가 멍청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교의 기준을 타인으로 잡으면 마음이 초조해지고 어떨 때는 우울해지며 심지어는 노여워지기도 합니다. 평정심을 갖고 자신을 발전시키세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우월감에 젖거나 거만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학이 끝판왕은 아니잖아


2008년 통계청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6.5세이고 여성의 평균 수명은 83.3세입니다. 삼수를 하고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대개는 50~60년은 넉넉히 더 사는 셈이죠. 그러니까 모든 공부의 초점을 대학의, 대학을 위한, 대학에 의한 것으로 맞추지 마세요.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해서, 대학 수시전형에 합격했다고 해서 최대의 성공을 이룩한 것은 아닙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수능을 망쳤다고 해서, 대학의 모든 입학전형에 떨어졌다고 해서 인생이 멈춘 것은 아니겠지요. 멀리 보고 공부하세요. 저는 수능과 대입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큰 장애물을 보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이 입시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대입을 위한 시간’이 아닌 ‘나를 가꾸는 시간(특히 지적으로)’이 되도록 노력하셨으면 합니다.



㉱인강


인터넷 강의의 힘은 엄청나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학교까지 매일 왕복 한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 때 인터넷 강의를 들었던 것이 시간을 많이 아껴줬습니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서는 해설강의를 봤고, 혼자서 예전 기출문제를 풀고 나서도 해설강의를 봤습니다. 이런 건 공짜니까 막 봤습니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문제를 풀고 채점하는 것과 강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문제풀이 방법도 인강을 통해 배웠습니다. 수능이 닥쳐와서 급히 봐야 할 때는 2배속을 해서 봤습니다. 인강을 과연 몇배속으로 들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이 편한 속도대로 들으면 됩니다. 다만 강의를 자신이 흡수하고 실력을 키우면 됩니다. 인강을 듣는 방법론과 강사 선택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강을 듣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열심히 들으세요. 안 듣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저는 인강에 매료되어 고3 내내 오프라인 사교육 강의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후회한 적도 없습니다.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 각기 장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온라인 강의의 장점이 압도적으로 큰 듯합니다. 컴퓨터를 키고 딴 짓을 많이 하는 학생들에게는 동영상 재생기능만 있는 중고 PMP를 사다가 인강을 들어볼 것을 권유합니다.



㉲공부량에 대한 집착을 버리세요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하는지 스탑워치로 재보시나요? 하루에 수학 몇 문제를 푸는가 세어보시나요? 혹시라도 그러신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수능이 하루에 17시간 공부한 사람이 만점 맞는 시험이 아니고, 대학이 문제를 가장 많이 푼 사람을 반드시 뽑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멍한 정신으로 생각없이 17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자신의 약점을 찾아 꼼꼼하게 6시간 공부하는 것이 실력향상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이 공부하기보다는 확실하게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세요. ‘머릿속에 공부한 내용이 풍부하고 생생하게 남아 있다’와 ‘오랜 시간 공부를 했다’는 절대 같은 뜻이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역시 문제만 기계적으로 많이 풀어나가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문제에 익숙해지거나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는 좋겠지만, 단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려고 하면 실수가 늘고 이것이 버릇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더군다나 머릿속에는 거의 남지 않지요. 문제는 수능과 가장 유사한 문제를 꼼꼼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집을 따로 푸는 것보다는 수능 기출문제와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완벽히 소화할 것을 권합니다. 그게 모자라면 교육청 학력평가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다른 문제집에 수만 문제가 더 있다고 해도 그 많은 것들은 전혀 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거의 기출문제 위주로만 공부했는데도 정말 아무런 어려움이나 문제가 없었습니다. 많이 하겠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점수만 차곡차곡 올리시면 됩니다.



5. 마치며


대입 결과가 수험생을 영원한 승리자나 패배자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할 열정과 동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노력한 만큼 뿌듯한 결과를 얻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에너지가 뭉쳐있는 입시라는 관문을 미소 지으며 유유히 통과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찾아오지 않습니다. 즐거운 삶을 포기하고 자신을 쥐어짜내며 닦달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험생으로서 충분히 즐겁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지는 자신을 보며 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장래의 내 모습을 더욱 뚜렷하게 그려보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느낀다면 말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하세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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