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드레스, 예쁜 꼿
번쩍이는 보석들과 고급스러운 양복, 한복
웨딩플래너의 인스타를 채우는 사진들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플래너의 것은 하나도 없다. 화려해보이지만, 정말 화려한 것을 '보기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상위 몇프로의 웨딩플래너를 제외하고, 수익은 일정치도 않을 것이고 개인의 격차도 크다. 나 역시 디자이너로, 혹은 AE로 일했던 [회사원의 월급]에 비하면 웨딩플래너의 평균적인 수익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신규 계약 유치에만 집중하고, 계약 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플래너 후기들도 많이 보는데 나중엔 다 부메랑으로 되돌아 간다 .. 매순간 마음을 다해서 준비를 도와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 일을 할 수 있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 바로 이 웨딩플래너라는 일이다.
혹자는 말한다, 웨딩플래너는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내 시간을 유동적으로 쓴다...라. 막상 현실은, 어느 곳에서도, 언제라도 [퇴근이 존재하지 않는] 직업.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으니 자리를 못잡던 한 때는 평일 내내 스케쥴이 손에 꼽을 정도 이기도 했다.. 회사 다닐 땐 그래도 6시 땡하면 일생각은 접어뒀는데,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잠들기 전까지 , 친구를 만날 때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도 일 생각 뿐이다. 내 몸이 신부님과 같이 있지 않아도, 회사와 신부님과 연락을 하고 있지 않아도. 뭐라도 내가 일을 찾아서, 만들어내서 하지 않으면 그만큼 도태되니까.
그래도 좋은 점은 분명히 있다. 음..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선 우리 회사의 경우 개인의 스타일과 일하는 방식을 존중한다.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지도 않고, 회사의 틀이나 규울에 플래너를 가두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좋은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나서주는 분들이 참 많다. 어떠한 집단에서 이렇게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신부님들의 마음은 더 그렇다. 종종 신부님들이 보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예쁜 마음이 [ 제2의 월급 ] 이라고 말할 때도 있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마음들이 [제 1의 월급] 이고, 돈으로 받는 월급이 되려 [ 제 2의 월급 ]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 진심어린 응원과 걱정, 감사함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 과연 몇 개나 될까.
최근 회사에서 10년 차 이상의 선배 플래너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두분의 일하는 스타일이 너무나 정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딱 한가지 공통된 것이 있었는데 '그 어떤 신부님이라도 뒷담화 하지 말것이며, 항상 신부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심 어리게 대하라' 는 마인드였다.
이 일을 함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가장 큰 스펙은 바로 [마음가짐] 그 어떤 자격증이나, 출신학교보다 큰 스펙이다.
담백한 열정으로,
그리고 진솔한 마음으로
그렇게 일해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직업
[ 웨딩플래너 ]
#베리굿웨딩
#김유리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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