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시장에 끝없이 들어오는 책임판매업체들
2022년에 등록한 화장품책임판매업체가 7,164개다.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했고 이미 화장품 산업이 어렵다는 것을 많이 아는 와중에, 2020년과 2021년 2년 동안 등록한 것만큼 많은 업체가 새롭게 등록했다.* 도대체 화장품 시장에 대해 제대로 분석은 하고 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경쟁상황이 더 심화할 텐데 자칫하면 다 같이 공멸하게 되지 않을까?
* 2020년 신규 화장품책임판매업체 3,988개, 2021년 3,548개
작은 물웅덩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 살아남으려면 일단 물이 마르지 말아야 하고, 경쟁이 덜한 곳을 찾아야만 한다. 자칫하면 다 죽는다. 빨리 개구리가 되는 데 성공한다면 숨 막혀 죽지 않고 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구리 빨리 되는 법이 뭘까?
최근 신규사업자가 점점 많아지는 현상을 시장 조사가 부족한 분들이 생각없이 얼떨결에 들어오는 것으로 보는 견해들도 있지만, 좀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봤으면 한다.
화장품 밥 좀 오래 먹었다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발전해왔다면, 앞으로는 지금 진입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들에 의해 새로운 성공 스토리들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떠날 사람은 금방 떠나갈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매체 활용에 익숙하고 국경 간 경계도 두렵지 않게 생각하는 새로운 진입자들이 현재 정체돼있는 이 시장을 바꿔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새로운 진입자들을 삐딱하게만 보지 말자. 새 술이 필요한 시기, 이들이 들고 온 새 부대에 의해 화장품 시장의 질서는 다시 세워질 수 있다. 이들이 화장품 유통의 판을 바꿀 수 있다. 지켜봐야 하고, 기대해야 한다. 꽉 막혀있는 성장판이 루키들에 의해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MZ세대는 2020년대 초반 기준으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해당하는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10대 초반~20대 중반에 해당하는 Z세대를 묶어 부르는 신조어로 우리나라에서만 쓰인다. 그 의미는 조금씩 달라져서 현재는 20대의 젊은 사회인들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요즘의 20대는 이전 세대들과 다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전 세대들에게는 학교를 졸업하면 맘에 들든 들지 않든 기업에 바로 취직해서 그 윗세대들을 롤모델로 삼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체로 이런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지금의 20대는 이전 세대들의 이러한 사회생활 시작 공식을 반드시 따라야 할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기업을 빼면 공채 개념도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이 가능하지도 않다. 또 취업 대기자들이 많다 보니 경쟁상황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겨우겨우 일자리를 구하고 보면 숨 막히는 직장 내 위계질서를 견뎌내야 하는데, 그 끝이 과연 내 인생을 걸만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드는 꿀 직장이 아니라면 애써 얻은 일자리라도 금방 박차고 나온다.
기성세대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배웠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왔지만,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현재의 행복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MZ세대의 사고방식을 비하하고 우스갯소리의 소재로 삼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많다. 하지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위 MZ세대라 부르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들보다 독립적이고 용감한 것 아닐까?
유튜브에 넘쳐나는 부업, N잡러로 돈을 벌기 영상들을 보라. 많은 사람이 실제로 경제적 자유를 일찍 얻고 풍요로운 삶을 인증하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주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방식이야말로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방법 아닐까?
화장품 산업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가 더 이상 과거의 성공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변화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진입자들을 환영해주자. 유통도 홍보방식도 다 바뀌어서 예전 하던 방식으로는 효율이 나지 않는다. 루키들에게 잘 배워야만 기존 사업자들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