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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즈베리맛젤리 Jun 12. 2021

인연설, 나를 설레게 했다

꿈보다 해몽이다




  고등학교 친구들의 카톡방, 

간간히 누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4명 모두가 왁자지껄 시작되는 방이다. 

아무래도 모두가 친하니까 이런 방이 존재하는 듯하다. 


몇 개월 만에 또 이 방에서의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이렇게 오랜만에 이야기들이 봇물 터질 때면, 

친구들 모두가 자기 이야기만 하느라 바쁜 웃긴 상황이 펼쳐진다.

이런 것이 모두 이해가 가는 것은, 무려 10년이 넘어버린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친구 A는 남자 사람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과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카톡방에서 A에게 현 남편을 소개해준 남자 사람 친구(준석/가명)가 이번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뜬금없이 친구가 말했다. 


 "준석(가명) 결혼식 토요일 갔다 왔는데, 

문득... 남편을 그전에 못 만났으면, 이번에 만났겠다 싶었어"



허얼..


 이런 말을 하는 친구가 아닌데 너무나도 놀라버렸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친구의 말은 진심이라는 게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꽤나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던 이 친구 A에게, 이 남편은 어떤 존재인 걸까?

 불현듯 알 수 없는 부러움이 차올랐다. 

그러면서도 정말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한 것 같아서, 친구가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사실 돌아보면, 나와 나의 남자 친구의 만남도 신기했다. 

부처님 오신 날, 아빠가 다니시는 절에 엄마와 함께 가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그냥 쉬고 싶었다. 절에 가고 싶지 않았다.

입이 한댓 발 나와 오리입을 하고서는 툴툴거리며 따라나선 날이었다.


엄마의 오래된 친구분을 그곳에서 처음 뵀는데, 뜬금없이 남자를 소개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뭐지..?'

그냥 형식적으로 해주시는 말일 거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는 말로 끝맺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며칠 후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00 이모님의 소개로 연락드리는 000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2년을 만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날 안 갔으면, 이 귀염둥이를 못났났겠다 하는 마음으로, 

나 또한 인연설에 슬그머니 발을 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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