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이 아닌 전자음악?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전자음악을 공부한다고 하면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전공하시는구나!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아닌데, 횡설수설하다보면 내가 뭘하는 사람인지 나도 잘 모르겠는 일. 그래서 써본다!
전자기기의 힘으로 소리를 제작, 변형, 녹음, 재생시켜 음악을 만드는 현대음악.
이러한 음악이 탄생된 배경은 새로운 음악적 사고와 그사고에 맞는 음악적 재료를 자유롭게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1950년 부터 서독 쾰른의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실험적으로 시작하여 1953년 창시자 아이메르트(H. Eimert 1897~1972)의 권유로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 )이 <습작 Ⅰ, Ⅱ>라는 곡을 완성하였다. 이는 전기 발전 장치에서 발생한 음향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합성시켜 녹음 테이프에 녹음, 편집하여 구성한 음악이었다.
이처럼 전자음악은 슈톡하우젠에 의하여 발전을 보게 되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뮌헨방송국, 일리노이 유트레흐트대학, 밀라노·프린스턴·그라베자노 등과 도쿄의 NHK스튜디오 등에 전자음악스튜디오가 설립되었다.
전자 음악의 표현 영역은 대단히 넓어서 악기로서는 따를 수 없는 빠른 템포와 정밀한 리듬, 그리고 미묘한 음향 등을 가지고 있다. 슈톡하우젠이 1956년에 작곡한 전자 음악 <소년의 노래>는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전자 음악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한마디로 독일에서 만들어진, 전자기기로 새로운 소리를 시도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슈톡하우젠 - 소년의 노래 를 들어보시길.
여기에 나오는 그림은 그래픽 노테이션(Graphic Notation)이라는 것으로, 시각적 장치들을 이용하여 기보하는 방법이다. 그림을 보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도 하고, 전자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슈톡하우젠의 소년의 노래를 듣다보면, '아니 이 이상한 게 음악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것도 음악입니다. EDM의 조상님쯤 되는 음악. 독일 국립음대/ 미국에서 전자음악으로 석박사를 하려면 이런 음악을 해야한다.
아무래도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다보니, 전자음악과 실험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이상 실험을 피할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실험음악은 또 뭔가? 음악을 어떻게 실험하지요?
이것은 음악학에서는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가 도입한 용어 법으로 이해되고 있다. 케이지는 "실험적인 행위에 대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행위"라고 정의를 주고 있어 이런 의미에서 실험 음악과 불확실성의 음악, 혹은 그것에 기회 조작을 더한 우연성 음악을 가리킨다.
존 케이지의 가장 유명한 작품, 4분 33초.
이 작품은 사실 침묵이 음악이다, 라기보다는 공연장에서 나는 관객의 소음들-의자소리, 기침소리, 야유 등등-, 예측할 수 없는, 우연에 의해 벌어지는 그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전자음악으로 대체 어떻게 실험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기계에서 나오는 소리들을 녹음하기도 한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만들어 센서와 연결한 후, 센서의 값에 따라 새로운 결과를 도출한다. (이 방법은 퍼셉트론(인공신경망)을 만들어 weight 갯수를 설정하고 각 weight의 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아무 소리나 마음에 드는 걸 녹음해서 사운드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나만의 작곡적 실험을 해본다(박자와 조성을 없애는 경우가 많고, 박자를 계속 바꾸거나, 조성을 계속 바꾸기도 한다.)
그냥 뭐든 해본다.. 듣기 좋은대로...
기타등등 내가 해보지 않은 일들.
그런데 사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학과는 꼭 전자음악'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이름은, '멀티미디어 작곡'.
사실 나는 처음에 "미디어"라길래, 그냥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에 맞는 음악을 작곡하는 줄 알았는데, 전자음악의 본고장 독일답게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으려면 "전자음악"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멀티 미디어와 함께.
이제 조금 알 것 같은데 또 멀티미디어는 뭐람.
음성·문자·그림·동영상 등의 다양한 형식의 정보가 혼합된 매체, 시스템, 콘텐츠
가상현실(VR), 방송, 영상, 영화 등등, 다양한 정보가 혼합된 매체를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뭘로? 컴퓨터로.
3D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하고,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해 움직이는 대로 음악이 바뀌기도 하고, 음악에 따라 색깔, 모양이 바뀌는 그림을 만들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랙티브(Interacive, 쌍방향의)". 나의 경우 음악에 맞춰 흑백 2D 그래픽과 조명을 컨트롤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결국 코딩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학교에서는 Java로 인공신경망을 구축하는 수업이나, C++, Java script 기반 프로그램을 배운다. 요즘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취미로 파이썬을 시작했다. 저는 제가 음대생인 줄 알았는데 공대생이었지 뭐에요.(실제로 공대 출신들이 많이 온다.)
정리해보자면 나는 나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멀티미디어를 만드는 공부를 하는 사람, 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