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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광섭 May 15. 2023

역행자

북리뷰 -2

제가 북리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해 준 책입니다. '역행자'라는 책에서 하루에 2시간씩 글을 쓰는 시간을 만들라고 하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북리뷰를 해보면 되겠다 싶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주로 제가 느끼고 배운 점 위주로 작성할 생각입니다.


[역행자]

- 자청


<리뷰>

이 책이 발행되기 전 '클래스 101'에서 자청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의가 5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저는 클래스 101 이벤트를 통해 1000원에 들었습니다(ㅋ). 그때 직장에 찌들기도 했고, 뭔가 도전적인 과제를 열심히 찾던 차에 들어봤어요. 그 당시 강의에서 자청은 "나는 지금 책을 쓰고 있는데, 이 책을 꼭 베스트셀러로 만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책이 '역행자'책인가 봅니다. 현재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와 있죠. 대단합니다. 강의를 들으면서도 배울 점도 많고, 이것저것 내 인생 가치관에 적용해 볼게 많다 싶었는데. 틀리지 않았네요.


    이번 책 역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부자 되는 방법'을 다룬 책입니다. 여기서도 역시 '부'라는 개념을 단순 물질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앞선 '부의 추월차선'과 같이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 언급하죠. 이쯤 되면 느껴집니다. 저같이 가난한 사람이 늘 갖고 있던 고민인 "돈은 행복을 가져다줄까?"는 결국 합리화였다고. '역행자'는 단어는 리터럴리 '역행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대부분은 태어난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갑니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죠. 유전학적으로 그렇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이를 방해하는 강력한 '자의식'도 탑재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행자'들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현재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여 '경제적 자유'를 일궈낸다고 말합니다.


    '역행자'는 한국인(?)인 자청이 쓴 글인 만큼, 여타 번역본과 다르게 글이 읽기 쉽습니다. 또한 진화론적/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쓴 글이다 보니, 상당히 논리적이고 직관적입니다. 일전에 '도파민형 인간'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많은 걸 배웠는데, 비슷한 과학적 논리가 나오니 신기하기도 하고, 결국 나만 모르던 정답이 있던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구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 독자라도 책을 다 읽으면 부자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자청은 본인이 부자가 되었던 방식을 '역행자 7단계 이론'이라는 이름 하에 프로세스화 했습니다. 책의 구성도 이 7단계 이론에 맞춰 단계별로 진행됩니다. 각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

1단계 자의식 해체 

2단계 정체성 만들기 

3단계 유전자 오작동 극복 

4단계 뇌 자동화 

5단계 역행자의 지식 

6단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역행자의 쳇바퀴

--------------

개인적으로 1~3단계가 재밌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 근거하여 자신의 심리를 바꿔가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4~7단계야 앞선 '부의 추월차선' 등 여러 자기 계발 서적에 나오는 내용과 일맥 상통합니다. (사업 잘하는 법, 배움의 중요성 등)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 언급해볼게요. 1단계 '자의식 해체'에서 '자의식'은 무엇인가 싶을 겁니다. 뭐 이런저런 게 있겠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의식은 '방어기제'입니다. 아니, '나의 자아가 붕괴되지 않도록 돕는 방어기제'라고 말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현대사회는 인간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매우 매우 매우 찰나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유전적 정보들은 가장 기간이 길었던 선사시대 사냥/수렵에 초점이 맞춰져 진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론적 기제에 의해, 우리 몸은 변화를 매우 싫어합니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죠. '생각'을 싫어합니다.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때는 '생각'하지 않고 즉각 반응해야 합니다. 이러한 생존에 직결된 문제는 생각 없이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진화했으며, 그 외 잡다한 생각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현대인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저로 예를 들어볼게요.


"돈을 벌고는 싶은데 힘들 것 같습니다. 하루에 6시간도 채 못 잘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하기 싫습니다. 돈버는 법은 또 뭔가 싶습니다. 생각하기 귀찮습니다. 근데 또 돈을 벌고 싶습니다."

저는 자의식이 충돌합니다. 뭔가 불안하고 문제가 생긴 것 같죠. 내 자의식이 계속 충돌해서 붕괴되는 걸 막아야 합니다. 몸이 편한 쪽으로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자의식의 방어기제가 발동하죠.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잖아?ㅋㅋㅋ 그냥 지금에 만족하자"


이게 문제라고합니다. 자청은 이러한 자의식을 의도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남은 2~7단계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이 자의식이 해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돈 버는 방법, 똑똑해지는 방법 등 무수한 방법론을 내밀어도 통하지 않을 테니까요. "필요 없어~ 난 달라~" 라며 합리화하느라 바쁠 테니까요. (돈다발을 그냥 주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합니다만)


그럼 자의식을 어떻게 해체하느냐? 음.. 책에는 여러 방법론을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냥.. "나를 객관화하고 인정하면 된다"입니다. 그게 쉽지 않지만, 연습하면 되겠죠 뭐.


    다음으로 이 책에서 제가 매력적으로 느낀 것 3가지만 언급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그 3개는 오목이론/클루지/충분한 휴식입니다.


    잘하는 사람이랑 오목을 해보신 분이라면 알 겁니다. 처음엔 비등비등하게 돌을 놓습니다. 근데 두다 보니까.. 이상하게 나는 방어하느라 바쁩니다. 잘하는 사람의 놓은 돌은 공격의 공격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방어만 하다가 게임을 지게 됩니다. '오목이론'이 주장하는 바가 이겁니다. 사업 등 어떠한 일을 할 때도 똑같다는 겁니다. 자의식을 해체하고, 타이탄의 도구(세이노의 가르침에서는 '길거리지식'이라고 부르는 것들)를 모으고, 유전자 오작동을 극복하는 등 본인의 실력을 올려놓으면, 두는 수마다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이전에 두었던 수는 언젠가 다시 내가 공격할 수 있도록 초석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거죠. 어떻게 보면 스티브잡스의 'Connecting dot'이랑도 같은 말인가 싶네요. 


    '클루지'는 책으로도 나와있는 유명한 단어입니다. 사전 그대로의 뜻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입니다. 인간의 뇌는 '클루지' 그 자체라고 합니다. 이 역시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진화는 큰 오류를 하나 갖고 있습니다. 진화론은 풀어말하면 '돌연변이'에 의한 자연선택설이죠. '돌연변이'는 기존 사람들과 DNA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 형질만 다르게 구현될 뿐이죠. 그러다 보니 '리셋'의 개념보다는 '덮어쓰기'의 개념이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선사시대 우리 인간은 수렵/채집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와 관련된 뇌가 먼저 발달되었죠. 파충류의 뇌라고도 부르는 뇌간/소뇌, 포유류의 뇌라고 부르는 변연계가 그것입니다. 기초적인 생명유지활동과 운동, 감정과 본능 등을 담당하며, 뇌 안쪽에 자리 잡고 있죠.


근데 진화를 하면서 '추상적 사고, 언어, 계획'등을 담당하는 신피질(인간의 뇌)이 발달하게 됩니다. 뇌 바깥쪽에 자리 잡고 있죠. 안쪽 뇌 위에 '덮어쓰듯' 신피질이 발달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아무리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변연계와 뇌간/소뇌 덕분에 '본능'에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애매한 해결책이죠. 클루지입니다. 이러한 본능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먹을 것 천지인데, 그놈의 지방은 왜 자꾸 만일을 대비해 에너지를 축적하려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업가들은 이런 클루지를 잘 활용하여 물품을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아무리 똑똑한 변호사/검사도 비이성적인 판단은 항상 하게 되어있을 겁니다. 뇌가 그렇게 되어있는걸요.



    충분한 휴식은, 그냥 제가 충분한 휴식이 하고 싶어 언급합니다. 뇌과학적으로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 수면 시간을 달성할 때 뇌는 최고의 창의성을 발휘해 낸다고 합니다. 수면시간에 목숨걸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창의적인 업무가 필요할 때 (제품 기획, 문제해결 등)는 충분한 수면을 해야겠습니다.






PS)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면 꼭 있는 문장이 있습니다. 저자 본인의 사업 실패 경험을 언급하면서, "지혜로운 자는 남의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을 꼭 덧붙여 줍니다. 그러면서 "너는 나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아라~~"라고 하죠. 이러한 실수를 안 했다면 본인은 훨씬 빠르게 경제적 자유를 얻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역행자'에서도 나오고, '부의 추월차선'에서도 나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나왔던가..? 아무튼.

근데 여러 개 읽다 보니 느낀 건, 모두 다 '실패'를 해봤다는 겁니다. 아무리 남의 실패를 통해 배우는 지혜로운 사람이라 한들, 직접 느끼는 실패와는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패'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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