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최소 1회, 한 달로 치면 평균 6회 정도 브랜드를 인터뷰하는 요즘.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를 다루다 보니 이미 여러 매체에서 소개됐던 곳을 인터뷰할 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엔 질문지 구성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이미 알려진 내용에 대한 물음만 다루면 독자분들이 콘텐츠를 읽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뻔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이미 언급됐던 내용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기자(에디터)가 아닌 예술가처럼 '독창성'에만 몰두하면 뜬금없는 질문에 빠질 수도 있다.
'기발하면서도 유의미한 물음'. 매주 직면해야 하는 이 난제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꾸준히 고민하는 중이다. 오늘은 지금껏 찾아낸 3가지 팁을 공유하려 한다.
이미 알려진 내용에서 한 단계 더 깊이 파고드는 방법이다. 타 매체와의 인터뷰가 많은 브랜드일수록 적용하기 용이한 팁이다. 예컨대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후원금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인터뷰할 당시, 크리에이터가 받는 후원금이 늘어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디깅했다.
팬 후원금이 늘어 사업도 흑자 전환했다?
▶ 후원금이 급증한 계기가 있었는지? 마케팅 차원에서의 지원이 뒷받침됐던 건지?
▶ 후원금에 대한 수수료가 앱의 주요 수익원인지? 대략 어느 정도 비중 일지?
물론 타 매체에서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건 인터뷰이가 자세히 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래도 별 수 있나. 정중히 여쭤보며 관련된 답을 조금이라도 더 들어야 한다.
예전 인터뷰에서 강조됐던 내용이 현시점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 확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브랜드 인터뷰란 특성상 전략의 변화를 다루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느 스타트업이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 점을 반영해 아래와 같이 여쭤봤다.
"향후 투자 유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만큼 자본금 비축이 필요한 시기인 듯합니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고수할 계획이신가요?"
기존 인터뷰 내용 중 의아하거나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정중히 여쭤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가령 브랜드에서 강조한 전략과 관련해 이미 실패 사례가 있거나 경쟁사들의 행보와 상이하다면 재차 질문하는 식이다. 이 때는 인터뷰어로서 나의 의문이 독자분들도 공감 가능한 내용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개인적인 궁금증에 불과하다면 콘텐츠에 반영할 필요는 없으니까.
"오랜만에 생각을 깊이 하고 답한 인터뷰였어요."
인터뷰이분에겐 죄송하지만 가장 뿌듯했던 후기다. 독자분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려면 브랜드와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터뷰이분께도 약속드린다. 자세히 답해주신 만큼 제대로 완성하겠다고.
앞으로도 기자(에디터)로서 중시할 인터뷰의 방향성이다.
*<한큐에 이해하다> 인스타그램에선 카드뉴스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