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리스 메이트 2일차
집을 나오면 자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경비와 취향에 맞는 숙소 찾기가 쉽지 않다. 신경이 예민해져 밤 3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나이와 비례해 왜 불안이 높아지는 것일까? 이제 내가 할일도 또 내 영향력의 범위도 적어지고 있는데, 이젠 내가 없어도 다 잘 되게 돼있다. 그런데 나 혼자 지지고 튀기고 난리다.
산청시내는 어제보다 활기차다. 성당이 시내 가운데 있다. 성당 마당에 주차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교회당 문을 밀어보니 열렸다. 문열어 놓고 사는 느낌이라 정이 갔다. 햇빛이 들어오는 실내는 안온하다. 자꾸 기도가 길어진다. '이 한마디 말만 더 그리고 또 이 자식에 이것도 기도해야 돼' 자신의 기도에 울컥해진다. 여행 와서 이럴 필요는 없는데.
오늘 가기로 마음에 두었던 수선사를 향했다. 여긴 시내에서 경호강을 건너 가깝게 있어 6분 정도 걸렸다. '연못이 아름다운 작은 절'이다. 제 할일을 다하고 고개숙여 수면에 녹아드는 연잎을 한참 바라봤다. '그렇지 떠날 때는 소리없이 고요하게, 징징거리지 않기, 예전의 영광 버리기' 뭐 그런 모습을 과도한 해석으로 읽으며 혼자 또 우울해졌다. 연못 위에 있는 사찰에서는 합창단이 부르는 찬불가가 흘러나왔다. 연습 중인가보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상쾌했다. 햇살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마음과 몸을 어루만져주었다.
2024.11.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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