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불행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의미다.
사업이 번창하는 사람의 재무계획도
수입이 궁핍한 사람의 재무계획도
모두 만족스러운 미래는 없다.
대출금을 상환하려면 안 먹고 안 입어도 매달 200만원을 벌어야 한다.
여기에 먹고 살라치면 400은 벌어야겠고,
아이의 내일을 위해서 저축이라도 하려면 500은 벌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생활이 나아지려면 600,700도 부족하니,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데도 내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 불안이 저축방법이나 계획을 잘 만들면 해결할 수 있을까?
근본적인 문제가 수입 부족인 것을 알지만,
다른 이유를 찾고 자기를 속인다.
남을 것을 탐하지 않아도 욕심이다.
지금보다 나아지려는 노력도 욕심이다.
지금과 같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이다.
욕심은 자연스럽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욕심이 있는 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불안을 해결하려면 불안에 잠식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욕심에 집착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말은 행복도 불행도 마찬가지다.
지금이 배부르면 마음껏 즐기고,
지금이 배고프면 이내 지나감을 알면 될 일이다.
자기를 속이며 엉뚱한 해결책을 믿지 마라.
불안은 해결되지 않는다.
돈에 관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재무적 방안을 강구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인지시키고 현실적인 계획을 보여주면 대부분 척박한 현실에 불쾌합니다. 재무설계 따위보다 인터넷에서 보던 부자 되기 방법이 더 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생각입니다. 어차피 모를 미래라면 불만족스러운 현실보다 미래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더 큰 수익을 지향하는 것이 사람의 경제심리라고 합니다. 아마 욕심에 닿지 않은 현실이 마음에서는 손실과 같아서, 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손실혐오의 일환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손실혐오가 투자에서 파산을 만드는 주된 원인임을 되뇌어 보면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는 생각처럼 이익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래를 고민하는 목적은 통장 잔고 겨루기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찾아보는 방법 중 하나가 '돈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돈의 계획'은 누구에게나 불만족스럽고 욕심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더구나 이 불만과 불안이 돈에 집착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다른 방안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거짓을 파는 사람들의 말은 더 쉽고 달콤합니다. 손실혐오로 좀 더 높은 수익을 찾는 우리의 여린 마음에는 '풍차적금', '파킹통장', '선납이연' 등의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싸한 방법에 기대를 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은 그런 것으로 불가능합니다. 철학적인 만족의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시장의 금융 상품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수익을 약속할 수 없습니다.
물론, 욕심과 현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 인지는 허황된 상술에 당해서 행복(의 수단인 돈)을 잃지 않기 위한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작 이후에도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처럼 산다고 해서(심지어 아무것도 안 하고 방치하더라도) 우리의 불안이 현실이 되는 것도 아님을 꼭 알아야 합니다.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불안하다고 돈에 집착하면 오히려 불안은 커진다.
행복해도 불행해도 미래에대한 불안은 늘 있는 것 같습니다. 불안은 우리가 살아가려는 의지의 방증일지 모릅니다.